야구
KIA 유격수 박찬호는 2022시즌에 42도루로 3년만에 도루왕을 탈환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도루왕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었다. 12일(이하 한국시각) KIA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만난 그는 웃으며 “작년에도 할 생각 없었다. 눈 앞에 보이잖아요. 생각 없이 뛰고 있었는데…(김)혜성이가 아파서 어부지리로 했다”라고 했다.
실제 도루왕 레이스는 김혜성(키움)이 시즌 내내 독주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김혜성이 작년 9월 3일 인천 SSG전서 타격 후 출루하다 SSG 투수 김택형과 부딪혀 중수골 골절을 입는 바람에 20일간 공백기를 가졌다. 시즌 내내 지근거리에서 김혜성을 추격하던 박찬호가 이 기간 역전 레이스를 펼쳤다.
박찬호는 “저도 이제 조금 앞날을 생각해야 해서. 자식도 있고. 이젠 무리해서 도루 40개를 하기 위해 뛰는 것보다, 정말 중요한 순간 20~30도루를 하면 된다”라고 했다. 물론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다. 도루를 못하면 난 선수를 못한다. 내가 못해도 (최)원준이와 (김)도영이가 50개씩 하고, 내가 20개만 채우면 된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발이 빠르고 도루 기술이 좋은 선수지만, 앞으로는 방향성을 장타력 증강에 맞출 계획이다. 타격폼을 바꾸는 게 아니라, 현재의 매커닉에서 파워를 증강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현대야구에서 선수가 가치를 올리려면 애버리지와 장타 중 하나는 잡아야 한다.
박찬호는 2022시즌 130경기서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81득점 OPS 0.685를 기록했다. 커리어하이였지만, 본인도 “평균적으로 내 기록이 좋은 기록은 아니다. 생산력을 더 내기 위해 스트렝스는 필수다. 똑같이 쳐도 1~2km 빠른 타구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좌중간과 우중간을 뚫어 2루타를 좀 더 생산할 수 있게 타구에 힘을 싣는데 집중한다”라고 했다.
스트렝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도루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제할 계획이다. 박찬호는 “SC 파트 코치님과 운동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시즌 중에도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매년 더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이 재미있다. 이제 안 하면 불안하고 어색하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2022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몸이 눈에 띄게 불어났고, 타격 매커니즘까지 정립하면서 커리어하이를 썼다. 2023시즌은 타격 업그레이드 시즌2다. 나아가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도 내 마음 속의 목표는 골든글러브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선뜻 입밖으로 골든글러브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누가 보더라도 타격이 좋지 않은데 괜히 민망했던 것이다. 이젠 다르다. 박찬호도 “이제 목표라고 말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오지환(LG), 박성한(SSG) 등을 넘어 KBO리그 NO.1 유격수로 올라서는 게 목표다. 박찬호는 “최고 유격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박찬호.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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