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사이드암 임기영은 2022시즌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26경기서 4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24에 그쳤다. 리그 최다패투수였지만, 알고 보면 퀄리티스타트도 10회 달성할 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진 건 아니었다.
임기영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10경기서 평균자책점 2.94로 우수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이 10경기서 1승4패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경기서 3승을 달성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기의 승운이 너무 떨어졌다. 야수들의 득점지원이 빈약했다.
올 시즌 임기영은 또 다시 위기다. 특급좌완이 두 명이나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19년 1차 지명자 김기훈과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윤영철은, 장기적으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평가다. 그만큼 장래성이 높다. 반면 임기영은 롱릴리프도 마침맞은 유형이다.
그래도 임기영이 심리적으로 쫓기지는 않는다. 18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의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준비는 잘 되고 있다. 날씨가 추운데, 그 전에 투구수를 올려놔서 괜찮다. 5선발 경쟁을 하는데,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다. 불펜으로는 내가 못해서 갈 수도 있고, 팀 사정상 갈 수도 있다. 선발로 뛰는 게 좋겠지만, 당연히 팀이 원하면 불펜에 가는 게 맞다”라고 했다.
임기영은 2017년 8승을 시작으로 꾸준히 KIA 선발진 후미를 지켜왔다. 그러나 “확실히 자리를 잡은 건 아니다. 시즌에 들어가면 치고 올라가는 게 있어야 하는데, 잘 던지다 무너지기도 했고, 기복이 있다 보니 아쉬웠다”라고 했다. 냉정한 현 위치다.
임기영도 살아남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본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처였지만, 지난 1~2년간 투심, 슬라이더, 커브의 비중을 높였다. 임기영은 “어느 순간 체인지업이 많이 맞아나갔다. 타자들이 그걸 알고 준비하고 들어오더라. 체인지업이라는 장점을 살리려면, 결정적일 때만 던져야겠다 싶어서 다른 구종도 던지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사이드암 투수는 과거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KT 고영표는 국가대표가 됐으며, 두산 최원준도 있다. 그리고 KIA 임기영이 선발투수로 롱런을 꿈꾼다. 특히 고영표의 투구를 보고 연구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임기영은 “같은 사이드암이지만 나와 스타일이 다르다”라고 했다. 체인지업만 해도 고영표는 위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스타일다. 그러나 임기영의 그것은 횡으로 휘는, 정통 체인지업에 가깝다. 그는 “나도 영표 형 던지는 걸 본다. 나랑 달라 배우려고 한다. 어떻게 저렇게 던질까 싶다”라고 했다.
사이드암 선발투수가 살아남으려면 구종의 다양성도 필요하지만, 결국 제구와 커맨드라는 게 임기영 시선이다. 어차피 구속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사이드암은 LG 필승조 정우영 정도다. 임기영은 “제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제구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KIA는 올해 타선에서 플러스 요인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마운드는 윤영철, 김기훈, 김대유, 최지민 등 내실이 좋아질 조짐이다. 임기영도 반색했다. “느낌이 좋다. 작년 가을야구에 나갔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투수라면 선발투수를 하고 싶으니, 작년보다 선발투수로 더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임기영.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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