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BC 첫 경기 잔혹사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또 다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 잔혹사를 당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첫 경기서 호주에 7-8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2라운드 진출에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B조는 한국을 비롯해 홈팀 일본, 호주, 중국, 체코가 있다. 조 2위에 들어야 2라운드에 진출해 A조 1~2위 중 한 국가와 8강을 갖는다. 여기서 이겨야 4강이 열릴 미국 마이애미로 갈 수 있다. 때문에 이날 한국은 호주를 반드시 이겨야 했다. 실제 이강철 감독도 호주까지 날아가 호주의 전력을 탐색하는 등 일본전보다 호주전을 훨씬 더 신경 썼다.
그러나 한국은 고영표, 김원중, 양현종이 잇따라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B조에서 상대적으로 중국과 체코는 약체. 한국, 호주, 일본 모두 이들을 누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한국은 10일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일본에 지면 그대로 1라운드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일본이 미국,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이번 대회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한국보다 한수 위이며, 국가대표팀의 전력 차도 2000년대 초반 한국이 각종 국제대회서 한창 선전할 때보다 좀 더 벌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호주전 패배가 뼈 아프다. WBC 역사를 돌아봐도, 한국이 첫 경기서 이기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고, 첫 경기서 패배하면 1라운드 탈락의 굴욕사로 연결됐다. 2006년 초대대회의 경우 대만과의 첫 경기서 2-0으로 이겼고, 결국 4강 신화로 이어졌다.
2009년 대회의 경우 대만과의 첫 경기서 대만에 9-0으로 시원하게 이겼다. 복잡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치러진 대회의 첫 단추를 잘 뀄다. 다음날 일본에 2-14, 7회 콜드게임으로 졌지만, 결국 역대 최고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3년 대회의 경우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기자가 10년 전에 현장 취재한 이 대회서 한국은 ‘타이중의 굴욕’을 맛봤다. 호주와 대만을 잇따라 잡았으나 TQB에 의해 조 3위에 머물렀다.
2017년에는 홈에서 망신을 당했다.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서 1-2로 지면서 꼬였다. 네덜란드에 또 다시 0-5로 졌다. 대만을 연장 끝 11-8로 이겼으나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과 2017년 대회의 공통점은 첫 경기서 타선이 부진해 패배했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 타선이 부진하지는 않았다. 양의지의 스리런포와 박병호의 1타점 2루타가 나왔다. 그러나 투수들이 끝내 무너졌다. 선발 고영표에 이어 김원중과 양현종이 잇따라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첫 경기서 지면 쉽지 않았다”라는 이강철 감독의 불길한 예감이 맞아떨어졌다. 투손 전지훈련부터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이 감독의 평가 역시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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