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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언’을 두고 사퇴론과 사퇴불가론이 맞붙었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실을 전하며 “문 전 대통령은 ‘현재 민주당이 단합해서 잘해야 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 지금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그 정도 얘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체불가론’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과하게 말씀한 것이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한 것”이라며 “우리가 뭐 문 전 대통령의 부하냐”고 반박했다. 이어 “‘이 대표 말고 대안이 없다’는 것은 문 전 대통령의 판단인데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설사 문 전 대통령과 박 전 원장 사이 이야기가 있었더라도 대외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전 국정원장이 옮긴 문 전 대통령의 전언에 전달자의 ‘개인적 의도’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당의 화합을 강조해 말한 것을 옮기는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해석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는 사실을 19일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의 글을 보면 “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면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주셨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 중 ‘변화’와 ‘결단’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어떤 결단’을 통해 변화하고 일신한 당의 화합된 모습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당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보이지만 ‘변화’와 ‘결단’이란 표현이 이 대표의 ‘질서 있는 사퇴’에 힘을 싣는 것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당내 소통행보를 하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인적 쇄신을 통한 민주당의 안정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비명계에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명직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 교체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크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반대하는 분위기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고 반대 세력에 떠밀려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것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남아있는 검찰 리스크도 변수로 꼽힌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이 대표는 소통행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21일에는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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