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가 2022-2023 오프시즌에 가장 공을 들인 작업이 외국인투수 영입이었다. 나름대로 검증된 피네스피처 토마스 파노니, 션 놀린을 포기했다. 대신 구위형으로 분류되는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올 시즌에는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미. 앤더슨은 잘 생긴 외모, 메디나는 개성 넘치는 레게머리로 KIA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김종국 감독도 두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파노니, 놀린보다 높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올해 KIA 마운드의 양과 질이 모두 좋아질 조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앤더슨과 메디나의 퍼포먼스다. 두 사람이 과거 양현종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뤘던 헥터 노에시, 애런 브룩스 수준의 활약을 하지 못하더라도, 내부적으로 그에 근접한 수준까지 가길 바라는 게 사실이다. 또 그래야 KIA가 올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시범경기는 맛보기 무대. 누가 에이스를 맡아도 손색없다는 평가지만, 일단 앤더슨에겐 파란불, 메디나에겐 노란불이 켜졌다. 앤더슨은 2경기서 9이닝 5피안타 2탈삼진 6사사구 3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1.00이다. 반면 메디나는 3경기서 12.1이닝 16피안타(1피홈런) 13탈삼진 4사사구 9실점(7자책) 평균자책점 5.11. 24일 광주 SSG전서 패전을 떠안았다.
두 사람은 이미 150km 초반의 패스트볼을 찍었다. 시즌 개막 이후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면 1~2km 정도 더 나올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위협적이다. 그런데 앤더슨은 어떻게든 실점을 억제해냈고, 메디나는 다소 힘겨운 모습도 드러냈다.
앤더슨은 포심 외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한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다가 갑자기 커맨드가 흔들려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다. 본인이 작성하는 ‘야구노트’를 토대로 철저하게 복기하고 연구하는 스타일. 패스트볼 커맨드를 가장 중시한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메디나는 앤더슨과 달리 투심과 커터를 즐긴다. 때문에 김종국 감독은 땅볼 유도능력이 좋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은근히 공이 깨끗하게 들어가며 결정타를 맞는 모습이 보였다. 대신 탈삼진 능력도 확실하게 보여줬다.
둘 다 KBO리그 타자들과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컨디션도 100%가 아니다. 상대했던 타자들도 마찬가지.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을 과신할 필요는 없다. 앤더슨의 평균자책점 1.00에 지나치게 고무적일 필요도 없고, 메디나의 평균자책점 5.11을 지나치게 걱정할 이유도 없다. 김종국 감독은 LG와의 홈 2연전 당시 두 사람을 두고 “지금 맞는 게 낫다”라고 했다. 시범경기서 얻어맞아보고 정비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앤더슨과 메디나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좋은 편에 속한다. 토종에이스 양현종이 WBC에 참가하느라 투구수 빌드업이 살짝 늦은 걸 감안하면, 앤더슨과 메디나가 내달 1~2일 SSG와의 개막 2연전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3월이고, 진정한 평가는 4월에 내려도 늦지 않다.
[앤더슨과 메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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