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아들은 어머니를 존경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했다. 어딜 가서 뭘 하든 항상 제일 먼저 가서 청소하고, 네가 열심히 살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티 내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알아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 아들은 최선을 다해 뭐든 다 하는 어머니를 인간적으로 존경했다.
‘더 글로리’는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찾아온 기회였다. 처음엔 떨렸다. 첫 대본 리딩을 하고 매니저에게 “나 잘릴 수도 있을 것 같아”라고 했다. 불안은 삶의 동력이었다. 미친 듯이 캐릭터를 연구했다. 극중 도영은 선과 악을 흐릿하게 오가는 인물이다. 4kg을 감량하고 무표정에 담아낸 섬세한 근육 떨림은 오래 연기 경력에서 나왔다.
‘더 글로리’로 스타덤에 오른 뒤 누나는 얼마나 기뻐했을까. 그러나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1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누나가 별로 표현을 잘 안해준다고 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잘했네, 잘해라. 계속 잘해라”라고 무심하게 격려했다. 이제 눈빛만 봐도 안다. 동생의 성공에 좋아하는게 보인다. 정성일은 마음으로 느꼈다.
40대 초반의 정성일은 무명의 설움을 벗고 이제 막 ‘좋은 배우’의 출발선에 섰다.
[사진 = JTBC, 넷플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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