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데 너무 배고파요"…미혼모 외상부탁에 손내민 사장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미혼모에게 무료로 음식을 배달해 준 음식점 업주의 사연이 공개됐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 아픈 일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직원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는 질문과 함께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며 배달 주문서를 공유했다.

해당 주문서에는 "제가 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프다"며 "당장은 돈이 없어서 염치없지만 부탁드린다. 만약 주문된다면 돈은 다음 주말이 되기 전에 이체해 드리겠다. 제발 부탁 좀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여태 이런 종류의 주문을 무수히 봐왔고 응했던 적이 없지만 '미혼모', '임신 중'이라는 단어 선택이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장들이 쓰는 앱을 확인해 보니 저희 매장에 13번째 주문이라고 떴다"고 했다.

이어 "연락을 드려 보니 목소리가 아무리 많아 봐야 20대 초반 정도였다"며 "'원래 먹던 곳이라 부탁을 드려 봤다'며 '민폐를 끼쳐 너무 죄송하다' 등의 말을 하면서 울었다"고 했다.

A씨는 "주문 금액도 딱 최소 주문 금액에 맞춰서 시켰다"며 "지난 주문도 전부 최소 주문 금액에 딱 맞는 주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거짓말이더라도 (직원에게) 이건 보내주라고 했다"며 "원래 안 해주던 걸 해줬으니 돈은 안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보내드렸는데 (손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본인 말대로 정해진 기한 내 이체를 해오거나 저 말이 진실이라면 출산하고 어느 정도 몸조리가 끝날 때까지 도움을 주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자존심 상하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확인을 해볼 수 있겠냐"고 질문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선행에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세상이 아직도 따뜻한 걸 느낀다", "가슴 아픈 사연이다. 산모도 태아도 모두 건강하기를 바란다", "임신 중 갑자기 어떤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 먹으면 얼마나 슬프겠냐. 사장님이 올바른 판단을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사연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배고프면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해야지, 음식점 사장님한테 외상 부탁하는 게 말이 되나", "요즘 무전취식 범죄가 하도 자주 일어나서 의심되는 건 사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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