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은 4월 말 잠실 LG-KIA 3연전을 중계방송하며 KIA 왼손 불펜 최지민(20)을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상당히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으며, 특히 왼손타자 바깥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를 두고 “김광현의 슬라이더”라고 했다.
최지민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섞는다. 1이닝용 불펜이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오히려 14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이 올해 140km 후반, 최고 150km 초반까지 찍힌다. 140km 초반의 평균구속이 140km 중반까지 올라올 정도로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매커닉을 조정했다. 오히려 호주 유학을 계기로 투구폼이 좀 더 와일드해진 느낌이 있다. 제구를 잡기 위해 굳이 얌전하게 던질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그 결과 올 시즌 18경기서 1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27.
애당초 이준영과 김대유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보였다. 아니다. 김기훈과 함께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1이닝을 막는 셋업맨이 됐다. 나아가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흐름, 하이레버리지를 책임지는 위치로 격상됐다. 장현식과 전상현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서, 최지민이 실질적 메인 셋업맨이다.
현 시점에서 최지민은 우타자에게도 몸쪽으로 과감하게 슬라이더를 꽂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최근 KIA 경기를 중계하며 이의리에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그 과감함을 최지민이 보여준다. 좌타자들은 물론, 우타자들도 최지민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
최지민이 이대로 고속성장할 경우, 어디까지 갈 것인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도 궁금하다. 애당초 김진욱(롯데)의 강릉고 1년 후배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KIA는 2년 전 최지민을 지명할 때 김진욱보다 경기운영능력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김진욱보다 실링이 높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다.
오재원 위원은 지난달 말 LG전 중계를 통해 최지민이 향후 선발로 가도 되고, 마무리를 맡아도 된다고 봤다. 빠른 공이 있고, 중요한 상황서 자신의 공을 믿고 배짱 있는 투구를 한다면 마무리감으로도 손색없다. 현재 마무리 정해영보다 스피드, 구위가 좋은 건 팩트다. 올해 정해영이 아슬아슬한 투구를 하는데, 장기적으로 클로저를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는 김종국 감독이 고민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발로 가도 매력적이다. 단, 현 시점에서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 등 왼손 토종 선발이 3명이라는 건 최지민의 선발진 진입을 어렵게 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오재원 위원의 ‘안경 안 쓴 대투수’ 발언은, 최지민의 실링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면, 우타자를 효율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할 능력도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125로 좋다. 0.255의 패스트볼보다 오히려 낮다. 선발로 가려면 궁극적으로 제 4의 구종을 익힐 필요성은 있겠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다.
올 시즌은 중요 순간에 1이닝 셋업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이 역할이 굳어질 수도 있다. 현대야구에서 셋업맨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최지민의 장래성, 실링을 볼 때 선발 혹은 마무리로 가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KIA는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선수를 지켜보면 된다.
[최지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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