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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국내에서 태어난 최초의 아기 판다, 푸바오의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가 출연했다.
이날 강철원 사육사는 두 돌을 넘긴 푸바오의 근황에 대해 "197g으로 태어났는데, 1000일을 넘겨 100kg이 넘었다"라며 "호기심이 많고 장난기가 많아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 머리가 좋아 원하는 게 있으면 사람을 조종할 줄 안다. 맛있는 걸 원하면 나무를 파헤치고 굴러 관심을 얻는다. 밀당을 할 줄 아는 판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강철원 사육사는 35년 동물원 생활의 마지막 목표가 판다 임신이었을 만큼 푸바오의 탄생이 '기적'과 같다고 말했다. 판다의 가임기는 1년 중 단 1~3일에 불과하고, 아기 판다는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생존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의 분만 2달 전부터 분만실에서 교감을 쌓았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나던 순간을 회상하며 "잊을 수가 없는 장면이다. 서로 얼싸안고 눈물의 도가니였다"라며 "정말 신기했던 건 생후 일주일이 지나자 핑크빛 몸에서 검은 판다 무늬가 나오더라. 이게 자연의 힘이구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한국에 오기 전 강 사육사는 중국에서 두 달 간 머무르며 친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러바오는 쉬웠는데 아이바오는 낯선 사람을 무서워했다. 친해지는 데 2, 3주가 걸렸다. 한국에 와서도 같이 잠을 잤다"고 했다.
더불어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성장 후에 만났기 때문에 저도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푸바오는 배 속에서부터 교감을 해서 몸 어디를 만지든 공격 반응이 없다. 다만 체중이 100kg 넘겨서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다는 독립된 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푸바오는 지난해 9월 엄마 아이바오와, 지난해 11월 강철원 사육사와 독립했다. 강 사육사는 자식 같은 아이와 떨어지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사육사로서 중요한 건 동물의 습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그래야 '판생'이 행복해 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푸바오와는 내년 이별을 앞두고 있다. 판다들은 생후 만 4년이 되면 성 성숙이 이뤄져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에 돌아가야 한다.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도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잘 지낼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가 되면 중국보호동물협회와 협의해서 결정하는데, 아직 협의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강 사육사는 "동물원에 오래 사육사로 있다 보니 언젠가는 동물들과 이별을 한다.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푸바오와의 이별을 미리 내다본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 대화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 너는 나의 영원한 아기 판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일이 생겨도 할아버지는 너의 편이라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듣고 싶은 말은, '당신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라는 말 한마디면 될 것 같다"며 울컥했다.
이어 푸바오를 향해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 내가 잘 돌볼 거야. 너도 가서 잘 적응하고 좋은 친구들 만났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가슴 속에도 네가 영원할 거야"라는 진심 어린 편지도 남겼다.
그러면서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는 이상 항상 제 가슴 속에 있는 친구가 될 거다"라며 푸바오를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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