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NC 새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는 지난 30일 창원 두산전서 충격적인 KBO리그 데뷔전을 마쳤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9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패스트볼 최고 151km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두산타선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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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5-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 김재환 타석이었다. 와이드너의 2구 슬라이더가 좌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으로 흘러가다가 뚝 떨어졌다. 우투수의 슬라이더는 좌타자 기준 몸쪽으로 파고드는 게 일반적이다.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성우 해설위원은 “백도어 슬라이더”라고 했다.
체인지업 궤적은 아니었으니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만했다. 그러나 정작 와이드너는 웃으며 “나는 슬라이더를 두 종류로 던지지 않는다. 의도했던 바가 아니다. 어쩌다 보니 공이 그렇게 들어갔다”라고 했다.
오히려 와이드너에게 눈에 띄는 건 체인지업 활용이었다. 우투수가 좌타자를 효율적으로 요리하려면, 좌타자 바깥으로 흐르는 체인지업을 던져야 살아남는다. 최근 KBO리그 트렌드이기도 하다. 그런데 와이드너는 오른손타자에게도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타자도 투수의 일반적인 패턴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투수가 몸쪽과 바깥쪽을 고루 활용하면, 그만큼 타자로선 헷갈릴 수밖에 없다. 와이드너는 수준급 커맨드로 몸쪽 승부를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히 151km 패스트볼을 찍은 것보다 더욱 고무적이었다.
와이드너는 “데뷔전이라 긴장했다. 그 전 낮 게임서 빨리 만나야 했는데,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다른 외국인투수들은 의식하지 않았고,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허리 부상 때 코치들, 트레이너들이 심도 싶은 관리를 해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상에 대한 아픔은 더 이상 없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려고 하고, 완급조절에 신경 쓰려고 한다. 내 역할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가족이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했다. 창원에서 가보고 싶은 곳을 물어보니, 전적으로 아내의 결정권이라고 하기도 했다.
단 1경기다. 좀 더 표본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NC가 왜 와이드너를 2개월 가량 기다렸는지 조금은 알 수 있는 것 같은 데뷔전이었다. 와이드너가 이대로 연착륙하면, NC는 에릭 페디~와이드너라는 초강력 외인 원투펀치에 구창모까지 매우 강력한 3선발을 보유한다.
[와이드너.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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