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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공덕동 박승환 기자] "케어해 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은 31일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의 선고 공판을 진행,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선린인터넷고 시절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가 선린고 재학 시절 이영하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A씨의 주장을 바탕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이영하의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이영하의 공소사실은 특수폭행과 강요, 공갈 등 크게 세 가지. A씨는 이영하가 자신의 손가락을 전기파리채 넣고, 라면을 갈취, 성적 수치심이 드는 율동과 노래를 시키는 등의 행위, 이영하의 자취방에서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영하는 율동과 노래를 시키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관행'이라고 맞섰으나, 이외의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증거도 있었다. A씨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 이영하는 청소년국가대표로 발탁돼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었으며, 자취방 집안일 건은 해당 지역을 벗어났다는 증언이 뒷받침됐다.
재판부는 2~5차 공판까지는 A씨, 6차 공판에서는 이영하 측의 증인을 신문하는 등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영하의 학교폭력 의혹에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작년 시즌을 못 마치고 나오면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복귀하기 위해서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도 사실을 잘 밝혀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이루어졌다"며 "몸도 잘 만들어 놓은 상태다. 팀이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가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오늘부터라도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였던 이영하는 지난해 8월 21일 1군에서 제외된 이후 지금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해당 의혹으로 인해 이미지까지 크게 훼손됐다. 하지만 이영하는 손해배상청구 등 피해자에 대한 법적 다툼을 이어갈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추가 법적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영하는 "아니요"라고 선을 그으며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가 자신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케어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그때는 후배였고, 좋은 동생이었기 때문에 (법적 조치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영하는 "학교폭력 이슈들이 굉장히 많았다. 내가 직접 겪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영하는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팬분들도 많았고, 개인적으로 와서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동료들에게 고맙다. 이러한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볼 수밖에 없기 마련인데, 편견 없이 믿어주셔서 힘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단장님과 사장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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