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영화 ‘나의 사소한 슬픔’은 죽고 싶은 언니와 살리고 싶은 동생, 사소한 슬픔까지 털어놓고 싶었던 자매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생 욜리(알리슨 필)는 아동 도서를 집필하는 작가이지만, 재정 상태는 엉망에 실패한 결혼 생활로 인해 슬럼프에 빠져 사춘기 딸을 신경 쓸 여유도 없다. 그에 비해 언니 엘프(사라 가던)는 부러울 정도로 다정한 남편이 곁에 있고, 국제적으로 성공한 피아니스트다.
아버지의 죽음에 이은 엘프의 자살 시도를 계기로, 수년간 묻어두었던 본 리즌 가족의 슬픔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극 중 욜리는 “엘프는 죽고 싶었고 나는 언니가 살기를 원했기에,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적이었다"고 말한다.
영화는 현실적인 대화와 선명한 감정으로 표현한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된 자매의 대립과 각자의 사소하지만 깊은 슬픔을 이해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담하게 펼쳐내 공감을 전한다. 서로의 슬픔뿐만 아니라 인생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자매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나의 사소한 슬픔’은 존엄사라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죽음과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많은 물음을 던진다. 캐나다 베스트셀러 작가 미리암 토우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를 독특하게 만드는 지점은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고, 살 이유가 많아 보이는 누군가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제시한다는 것. 또한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은 기쁨과 슬픔의 극단 사이 강력하게 요동치는 감정 속에서 서로 다른 아픔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견고하고 끈끈한 가족의 관계성을 아름답게 완성한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만삭의 선생님과 ‘미스 슬로운’의 총명한 비서로 인상을 남긴 알리슨 필과 넷플릭스 시리즈 ‘그레이스’ 사라 가던, ‘다크 워터스’의 명배우 메어 위닝햄, 넷플릭스 시리즈 ‘빨간 머리 앤’의 인기스타 에이미베스 맥널티 등 세대별 대표 배우들이 여성 연대를 완성했다.
2021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캐나다 영화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 최고의 캐나다 영화, 시네페스트 서드베리 국제영화제 캐나다 장편상, 캐나다 감독조합 감독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등을 수상했다.
[사진 = 스튜디오 에이드]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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