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최승빈은 11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66회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최승빈은 박준홍(22·우리금융그룹·13언더파 271타)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억원.
이번 대회는 국내 골프 역사상 가장 오래된 대회다. 무려 1958년부터 시작돼 6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2020년 KPGA에 입회, 이듬해 투어 프로 자격을 따낸 최승빈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최승빈은 데뷔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첫 우승을 가장 권위있는 대회에서 일궈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이정환(32·팀속초아이)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최승빈은 3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은 데 이어 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전반 마지막 홀인 9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똑같이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준홍과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됐다. 박준홍은 전반 버디 4개를 잡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후반 희비가 엇갈렸다. 최승빈은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13번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였다. 16번홀(파4)에서 이날 경기 유일한 보기를 범한 최승빈은 17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1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박준홍 역시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동타를 이뤘다. 승부는 마지막 홀에서 갈리게 됐다. 박준홍은 샷이 힘들리면서 힘겹게 그린까지 올라갔다. 4.4m 거리 파 퍼트를 남겨놨다. 성공시 연장전에 돌입하는 상황이었으나 박준홍의 퍼트는 빗나갔고 그대로 최승빈의 우승이 확정됐다.
최승빈과 동갑내기인 박준홍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내며 좀 더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프로 첫 우승을 놓고 맞붙은 이번 대회에선 최승빈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최승빈은 "일단 어렸을 때 TV 중계로만 보던 선배 선수들을 이 대회에서 볼 수 있었다. 대회 기간 동안 'KPGA 선수권대회'의 역사와 전통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것이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며 "17번홀 버디가 우승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17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18번홀에서 또 한 번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사실 이번 대회는 다른 대회와 달리 1라운드부터 우승을 목표로 경기했다. 이번 대회만큼은 정말 첫 날부터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했고 이렇게 우승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최승빈은 학업과 골프를 병행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정규 수업을 다 받았다. 고등학교는 제주 대기고등학교를 나왔다. 학교가 끝난 뒤 훈련을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골프를 시작했을 때부터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렇게 병행하면 운동이 잘 안될 것이다'라는 말도 종종 들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품었다"며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많다. 꼭 성공해 우리나라에서 롤모델이 되고 싶었다. 사실 목표는 서울대학교 입학하는 것이었다. (웃음)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재학중이다. 수능을 보긴 봤는데 특기생으로 입학했다"고 말했다.
최승빈은 다음 목표로 "일단 5년 시드를 받았다는 것에 행복하다. 첫 승을 이뤄냈으니 이제는 '제네시스 대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승빈. 사진=KPGA]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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