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올 시즌에 들어가기 전, KIA 불펜이 왼손풍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김기훈이 제대 후 풀타임 복귀 시즌을 준비했다. 잠수함 이적생 김대유의 경험을 믿었다. 김대유보다 팔 높이가 조금 높은 신인 곽도규의 유니크함도 주목됐다.
결과적으로 위에 거론한 이들은 정규시즌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최지민이라는 150km 라이징스타가 터지긴 했다. 그러나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는 최지민도 6월 들어 지친 기색이 보인다.
이런 상황서 가장 돋보이는 왼손 불펜은 결국 이준영(32)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지난 1~2년간 트리플J 사이를 뒷받침하는 유일한 왼손 필승조로 고생을 많이 했다. 올 시즌에는 왼손 불펜의 물량 공세로 에너지 안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현재 KIA 왼손 불펜은 다시 이준영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흐름이다. 풀타임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투수가 확실히 다르다. 에너지 안배, 컨디션 관리 등에서 유리한 건 부인할 수 없다. 올 시즌에도 명불허전이다. 31경기서 1승5홀드 평균자책점 0.95. 피안타율 0.194에 WHIP 1.42.
31경기 중 자책점을 기록한 경기는 단 2경기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최지민, 김기훈과 달리 원 포인트에 가까운 역할이긴 하다. 그래도 29경기 무실점, 비자책에, 최근 23경기 연속 무실점, 비자책인 건 매우 인상적이다. 4월27일 광주 NC전부터 22일 대전 한화전까지 0의 행진.
이준영은 2022시즌에 투구준비 과정에서 양 어깨의 높이를 수평으로 맞춰 팔 스윙을 조정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컴팩트한 스윙으로 바꾸면서 구위가 살아났고 릴리스포인트가 고정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1.4km. 작년보다 0.1km 올랐다. 사실상 의미 없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사 비율도 비슷하다. 2대1로 슬라이더 비중이 높다. 왼손타자 바깥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의 궤적이 낮다. 어지간해선 방망이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어쩌다 우타자를 상대해도 과감하게 몸쪽으로 꽂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KIA 마운드는 6월 중순부터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면서 불펜의 부하가 심해지는 형국이다. 불펜 투수들이 좋은 결과를 꾸준히 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준영이 실전서 이닝 소화가 적다고 해도 등판 준비를 위해 미리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걸 감안하면, 다른 불펜들과 피로도는 비슷하다.
그래서 이준영의 23경기 연속 무실점, 0점대 평균자책점은 인정받아야 한다. 20~22일 한화와의 3연전을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박재홍 해설위원도 이준영의 투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KIA 불펜에서의 무게감이 사실상 가장 높은 투수다.
[이준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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