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 추월은 끝 아닌 시작이다. FA 재벌들의 ‘선한 영향력’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공교롭게도 사령탑으로 부임한 시즌에 각종 현역 시절 통산누적기록 1위가 무너지고 있다.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지 6년이 흘렀다는 점, 심지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도 누적기록에서 1~2위를 다툰다는 것 자체가 ‘G.O.A.T’다.
그래도 KBO리그 시계는 흐른다. 삼성애서 과거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최형우(KIA)가 2루타(479개)와 타점(1498개)에서 올해 이 감독(469 2루타, 1498타점)을 잇따라 데치고 통산 1위에 올랐다. 최정(SSG)은 조만간 득점(1343개)에서 이 감독(1355개)을 제치고 통산 1위에 오른다. 늦어도 2024시즌 초반에는 홈런(450홈런)마저 이 감독(467홈런)을 끌어내리고 통산 1위가 된다.
무려 국민타자를 넘어서는 최형우와 최정도 충분히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더구나 두 사람은 FA 고액 연봉자이기도 하다. FA 통산총액 순위에서도 3위와 9위다. 두 사람은 FA 모범생의 대표주자로서, 기둥의 정의를 보여주고 있다.
▲역대 FA 계약총액 톱10
1위 양의지(두산)-277억원(2019년 125억원+2023년 152억원)
2위 김현수(LG)-230억원(2018년 115억원+2022년 115억원)
3위 최정(SSG)-192억원(2015년 86억원+2019년 106억원)
4위 강민호(삼성)-191억원(2014년 75억원+2018년 80억원+2022년 36억원)
5위 이대호(은퇴)-176억원(2017년 150억원+2021년 26억원)
6위 손아섭(NC)-162억원(2017년 98억원+2022년 64억원)
7위 나성범(KIA)-150억원(2022년 150억원)
8위 황재균(KT)-148억원(2018년 88억원+2022년 60억원)
9위 최형우(KIA)-147억원(2017년 100억원+2021년 47억원)
10위 박민우(NC)-140억원(2023년 140억원)
최정은 올 시즌 88경기서 타율 321타수 99안타 타율 0.308 21홈런 66타점 69득점 OPS 0.962 득점권타율 0.263이다. 9일 인천 NC전서 아주 중요한 솔로포 한 방을 터트렸다. 좌완 최성영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길 정도로 기술, 힘이 여전하다. 올 시즌에도 30개 중반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페이스로 가고 있다.
전형적인 묵묵한 리더다. 맏형 추신수가 이것저것 후배들을 챙기고 이끌며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면, 최정은 조용히 프로선수가 해야 할 일의 표본을 보여준다. 타격에 가렸을 뿐 여전히 3루 수비력도 리그 최정상이다. 2024시즌이 6년 106억원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 특별히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2025년, 38시즌에 추가 계약을 받지 말라는 법이 없다.
최형우도 활발한 스타일은 아니고, 이젠 나성범이라는 새로운 기둥 뒤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맏형이다. 나성범이 “나도 형우 형을 보고 배운다”라고 할 정도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최형우는 정말 KIA를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선수다.
올 시즌 88경기서 315타수 88안타 타율 0.279 13홈런 58타점 48득점 OPS 0.846이다. 사실 팀이 급상승세를 탄 7월부터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나성범, 김도영이 없을 때 사실상 홀로 팀을 이끌어간 공로가 크다. 최형우가 시즌 초반 ‘하드캐리’하지 못했다면 KIA가 최하위권에 떨어졌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9일 광주 LG전서 오랜만에 홈런을 가동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3년 34억원 계약이 끝난다.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오래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던 바 있다. 향후 1~2년 비 FA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결국 두 FA 재벌들에게 이승엽 감독은 일종의 정거장이다.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올리고, 자신과 동료들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승엽 감독도 다른 구단이긴 해도 두 후배를 바라보면 뿌듯하지 않을까.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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