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이 이겨내야죠. 이겨내야 스타가 되죠.”
KIA ‘40세 타격장인’ 최형우는 지난 7월 중순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 팬 사인회 당시 이우성(29)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반응했다. 자신의 아내도 자신과 이우성이 닮았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웃었지만, 야구 얘기가 나오자 단호했다.
이우성은 2013년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오랫동안 무명이었다. 두산과 NC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KIA는 2019년에 입단했다. KIA에서도 작년까지는 백업 외야수였다. 단, 덩치에 비해 발이 빠르고 수비를 참 열심히 하는 모습을 김종국 감독으로부터 호평 받았다.
올 시즌에는 주전 좌익수를 차지하면서, 시즌 초반 나성범과 김도영의 공백을 완벽에 가깝게 메웠다. 그러나 7월에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주전이 처음이라 좋지 않은 흐름을 끊고 상승세를 회복하는 요령, 체력관리 등에서 미숙할 수 있다.
78경기서 226타수 67안타 타율 0.296 5홈런 32타점 29득점 OPS 0.774. 4월 타율 0.292 1홈런 4타점, 5월 타율 0.302 3홈런 5타점, 6월 타율 0.318 1홈런 15타점으로 꾸준했다. 그러나 7월에는 35타수 7안타 타율 0.200 5타점에 그쳤다. 3할 타율도 무너졌다.
그래서 8월 활약이 놀랍다. 6경기로 표본은 많지 않다. 그래도 19타수 7안타 타율 0.368 3타점 4득점으로 좋은 출발이다. 후반기 들어 붙박이 주전 좌익수로 나서는 건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상승세가 한 풀 꺾인 이우성 대신 고종욱, 이창진 카드도 활용했다.
이런 상황서 오히려 이우성이 다시 페이스를 올리며 주전을 사수하는 모양새다. 멀리서 보면 최형우와 체격이 흡사해 ‘오른손 최형우’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스윙 매커닉을 가진 것도 공통점이다. 단, 이우성은 장타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둔 스타일이고, 최형우는 장타와 정확성, 해결능력을 겸비한 베테랑이다.
누구나 풀타임 주전으로 성장하려면 시련을 겪는다. 이우성은 7월 부진을 극복하면서 야구의 내공을 키웠다. 결국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덩치에 비해 수비와 주루도 좋아 주전으로 뛰면 여러모로 팀 공헌도가 높은 유형의 선수다.
영원한 주전은 없다. 황대인이 10일 1군에 복귀, 최원준과 1루 경쟁을 예고했다. 이제 최원준의 외야수 출전 비중도 조금 높아질 전망이다. 그럴 경우 결국 이우성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의 출전시간이 줄어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이 오히려 이우성을 건전하게 자극,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우성에겐 또 다른 시험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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