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유독 울산 현대만 만나면 더 강해지는 팀이 있다. 대전 하나 시티즌이 그 주인공이다.
대전과 울산은 지난 1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를 치렀다. 승격팀 대전과 디펜딩 챔피언 울산의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1-1 무승부. 대전은 승점 38로 8위에, 울산은 승점 62로 1위에 자리했다.
선제골을 넣은 팀은 원정팀 대전이다. 전반 2분 마사의 패스를 받은 김인균이 왼발 슈팅으로 울산 골문을 열었다. 울산은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30분 페널티킥(PK)을 얻었고, 키커 주민규가 1-1 동점골을 넣어 역전의 불씨를 키웠다.
후반전 흐름도 팽팽했다. 대전은 전병관, 김영욱, 안톤, 레안드로, 이진현을 투입했고, 울산은 루빅손, 이청용, 김영권, 장시영, 바코를 넣었다. 후반 40분에 바코가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취소됐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4분에 울산이 다시 한번 PK를 얻었다. 오재석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된 것. 앞서 동점골을 넣은 주민규가 또 PK 키커로 나섰다. 주민규의 PK 슈팅을 이창근 골키퍼가 막았다. 결국 두 팀은 1-1 균형을 깨지 못했다.
대전은 올 시즌 K리그1 팀 가운데 울산에 패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이번 울산전에서도 승점을 추가하며 ‘울산 천적’ 면모를 입증했다. 첫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고, 두 번째 대결에서는 3-3으로 비겼다. 그리고 이번 세 번째 경기에서 1-1로 비긴 덕에 울산전 3경기에서 승점 5를 획득했다.
울산 상대로 패배한 팀은 후유증이 크다. 울산 팬들이 외치는 “잘 가세요~ 잘 가세요~” 응원가가 오랫동안 귀에 맴돌기 때문. 이 응원가는 울산 팬들이 승리를 확신한 시점에서 상대팀 선수와 팬들을 향해 부르는 응원가다.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면 “잘 있어요~”로 개사하여 부른다.
가사 내용은 친절할지 몰라도, 뉘앙스는 그렇지 않다. 놀리는 의미가 강하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울산을 제외한 11개 팀 중 10개 팀은 “잘 가세요~” 혹은 “잘 있어요~” 떼창을 1번 이상 들었다. 하지만 대전만큼은 아직까지 이 응원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홈경기에서 울산을 꺾고 "잘 가세요~"를 불러줬다.
대전과 울산은 한 차례 더 맞붙을 수 있다. 정규라운드가 끝나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할 때, 성적에 따라 A그룹 혹은 B그룹에 함께 나뉘면 1경기씩 더 치른다. 압도적 1위 울산이 B그룹에 갈 가능성은 없다. 대전이 A그룹(1~6위)에 속하면 울산을 또 만난다.
정규라운드는 3경기씩 남았다. 대전의 남은 상대는 수원 삼성(12위), 강원FC(11위), 제주 유나이티드(9위)다. 대전은 이 3경기 성적에 따라 파이널 A그룹에 진출할 수 있으며, 울산전 무패를 4경기로 늘릴 수도 있다. 반대로 울산은 대전에 설욕할 기회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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