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진화(중국) 최병진 기자] 2023년 9월 18일 <2일차 >
항저우 입성 후 취재진에 변수가 전해졌다. 바로 24세 이하(U-24)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훈련장 방문과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될 수 없다는 것. 현장에 나온 기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소식이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대회 운영을 맡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여러 차례 조직위에 훈련장 취재 오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취재진이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고 축구협회 관계자는 “허가를 계속해서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8일 “훈련 오픈은 팀 동의가 있을 경우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허가 소식을 전했다. 공식 기자회견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쿠웨이트와의 1차전 전 날 훈련 모습을 보고 황선홍 감독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위기는 계속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항저우가 아닌 진안에서 치른다. 아시안게임의 주요 거점인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무려 176km가 떨어져 있는 곳이다. 축구대표팀의 훈련도 진화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진행됐기에 장거리 여정을 떠나야 했다.
거리도 거리지만 진안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경기장 곳곳으로 향하는 셔틀 버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진안행’은 없었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때부터 갑작스러운 동선 탐험이 시작됐다. 함께하는 취재진과 힘을 합친 끝에 ‘미디어 빌리지에서 지하철을 타고 항저우역으로 이동, 항저우역에서는 기차를 타고 진안역으로, 마지막으로 진안역에서 택시를 타고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중국 교통 풀코스’가 완성됐다.
지하철부터 한국과 달랐다.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기 위해서는 가방 검사와 함께 몸 수색을 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공항에서 진행되는 ‘안전 검사’가 지하철에서도 필수였다.
기차역은 더했다.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했다. 중국 신분증이 없는 한국인들이기에 ‘여권’으로 대신했다.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몸 수색 단계를 거쳐 기차역 중앙 구역에 들어서면 플랫폼으로 입장하는 게이트가 넓게 위치해 있었다. 각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정해진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고 오직 신분증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신분증 검사는 기차 좌석에서도 진행이 됐다. 매 순간이 ‘검사’의 연속이었다.
항저우역에서 고속 열차를 타고 50분을 달려 진안역에 도착헸다. 이제 남은 탑승은 택시뿐.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순간 아시안게임 조직위와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무리가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훈련장까지 셔틀 버스로 안내를 해주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얼마나 반가운 도움이던지. 셔틀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예상보다 오래 걸려 ‘택시를 타는 게 나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훈련장 입구까지 보다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3시간 이상의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황선홍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쿠웨이트와의 1차전을 하루 앞둔 황 감독의 목표는 확실했다. 황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다. 90분이 끝났을 때 승리하는 팀은 우리가 될 것이다”라며 무조건 결과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났다.
황 감독의 인터뷰와 함께 선수단의 훈련을 15분 동안 지켜본 뒤 기사 마감을 하고 이제 다시 항저우로 돌아가야 했다. 이번에는 조직위의 도움 없이 택시를 탔고, 기차와 지하철을 차례로 거치며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부디 1차전 화끈하게 이기자!'
진화(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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