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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기쿠치 유세이가 메이저리그 데뷔 5시즌 만에 첫 10승의 감격을 맛봤다. 경기 중 부상을 당한듯 예상치 못한 변수를 겪기도 했지만, 이 또한 향후 등판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던지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쿠치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10승째를 손에 넣었다.
기쿠치는 2022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약 478억원)의 계약을 맺고 새 둥지를 틀었다. 2021시즌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6승 4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했던 모습을 기대한 영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쿠치는 매우 실망스러운 해를 보냈다. '제구' 문제로 선발 로테이션을 끝까지 사수하지 못했고, 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줄곧 '제구'에서 아쉬운 모습을 내비쳐왔던 만큼 기쿠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기쿠치는 스프링캠프 7경기(6선발)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87로 반등하더니, 4월에만 4승을 쓸어담으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기쿠치는 올해도 올스타 브레이크에 앞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4.24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2021시즌과 가장 다른 점이 있었다면 올스타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그 결과 기쿠치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10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이날 경기 시작은 좋지 않았다. 기쿠치는 1회 애런 저지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1루에서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끊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실점 위기를 막아낸 후 2회말에도 양키스 타선을 묶어냈고, 3회에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순항을 펼쳤다.
기쿠치는 4회말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아이재아 카이너 팔레파에게 '위닝샷'으로 커브를 구사해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고, 토론토 타선은 득점 지원을 통해 역투하는 기쿠치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5회말 또한 군더더기 없이 양키스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기쿠치는 6회에도 당연히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기쿠치는 선두타자 DJ 르메이휴에게 볼넷을 내주는 과정에서 몸에 불편함을 느낀 모습을 내비쳤다. 그리고 마운드를 이미 가르시아에게 넘긴 뒤 교체되면서, 부상의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다행히 부상은 피할 수 있었다.
미국 '디 애슬레틱' 케이틀린 맥그래스는 "기쿠치 유세이는 (목의) 경련으로 경기를 떠났지만, 다음 등판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쿠치가 목에 경련을 배경은 '잠(?)' 때문이었다. 케이틀린 맥그래스에 따르면 기쿠치는 "평소 13~14시간의 잠을 자는데, 어젯밤에는 11시간만 자서 그러한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쿠치의 시즌 10승은 개인뿐만이 아닌, 토론토에게도 매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현재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전 경기에서 류현진이 4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면서 토론토는 3연승을 내달렸는데, 이날 승리로 4연승을 질주하면서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유지했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단계다.
현재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와 격차가 1경기에 불과한 까닭이다. 정규시즌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토론토의 앞날은 험난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경쟁을 펼치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무려 6경기나 치러야 한다.
하지만 텍사스와 시애틀의 남은 일정도 만만치 않다. 텍사스와 시애틀이 곧 3연전 맞대결을 갖기 때문이다. 한 팀이 일방적인 '스윕승'을 거둔다면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류현진이 오는 24일 탬파베이를 상대로 승리를 따낸다면,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모습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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