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KIA 김종국 감독도 불면의 밤 아닐까.
KIA가 21일 대전 한화전서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8-14 패배로 7연패에 빠지며 5위 SSG에 1경기 차를 극복하지 못한 것도 뼈 아픈데, 야심차게 내놓은 선발투수 1+1 전략도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KIA는 이날 이의리를 선발로 내고, 세 번째 투수로 마리오 산체스를 기용했다. 둘 다 복귀전이었다. 이의리는 9일 LG와의 홈 더블헤더 2차전서 갑작스럽게 손가락 굳은 살이 벗겨지면서 등판을 한 차례 걸렀다. 산체스는 8월25일 광주 한화전 이후 팔꿈치 불편함으로 주사치료를 받은 뒤 1개월만의 복귀.
어차피 둘 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컨디션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그런 두 사람을 묶어 1경기에 동시에 내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정상 컨디션이지 않다는 무거운 현실만 확인했다. 이의리는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5실점(4자책), 산체스는 2⅔이닝 7피안타 1탈삼진 5실점.
이의리는 후반기 들어 갑자기 제구 난조로 무너지는 단점을 많이 보완했다. 그러나 근래 어깨 이슈와 굳은살 이슈가 터졌고, 다시 그 뼈 아픈 약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날 복귀전서도 2회에 갑자기 흔들렸다. 전반기의 전형적 모습이었다. 패스트볼도 최고 143km 정도였다. 구위가 덜 올라왔다.
산체스도 1개월 전 광주에서 한화 타자들을 압도한 그 모습과 전혀 달랐다. 정황상 2회 도중 이의리가 강판할 때 등판하지 않은 건 이닝 시작과 함께 편안하게 내보내려는 김 감독의 배려로 읽힌다. 그러나 산체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패스트볼 스피드는 140km 중반까지 나왔으나 좌타자에게 어렵게 승부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1루 쪽 투구판을 거의 밟지 않듯 살짝 밟는 스타일인데 흔히 말라는 좌타자 기준 대각선 승부가 제대로 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KBS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산체스의 좌우타자 피안타율은 0.284, 0.295. 우타자에게 더 높다.
두 사람은 합계 10실점 9자책을 기록했다. 이의리가 아시안게임대표팀으로 떠나면서 산체스가 자연스럽게 배턴터치를 했다. 이제 이의리 등판 순번에 들어간다. 그러나 여러모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6위로 처진 KIA로선 산체스가 해야 할 몫이 상당히 크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근심이 클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이의리가 최악의 투구를 하면서 계획한 마운드 운영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구창모(NC)가 이탈하면서 왼손 선발투수로서 이의리의 역할은 분명 커진 상태였다. 그러나 복귀전서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는 게 드러났다.
이제 KIA도 이의리가 대표팀에서 컨디션을 회복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입장이다.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걸 증명한 것이 유일한 수확인데, 그걸로 위안을 삼기엔 KIA와 대표팀에 놓인 앞날이 너무 험난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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