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진화(중국) 최병진 기자] 박진섭(28·전북 현대)은 팀을 먼저 생각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태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에 4골이 모두 나왔다. 전반 14분 고영준의 크로스를 홍현석이 헤더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5분 뒤에는 안재준의 오른발 슈팅 추가골까지 터졌다. 전반 39분에는 엄원상이 수비 뒷공간을 무너트린 후 정확한 슈팅으로 스코어를 벌렸고 전반 막판에는 세트피스에서 이재익의 득점까지 나왔다.
황선홍호는 태국전에 앞서 열린 바레인과 쿠웨이트가 1-1로 비기면서 이날 경기 승리 시 조 1위와 16강 진출을 동시에 확정할 수 있었다. 태국전 전반전이 4-0으로 끝나면서 경기는 사실상 한국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한국은 후반전에 ‘관리 모드’에 돌입했고 여기에는 ‘경고 트러블’도 포함됐다.
후반 7분, 평소와 달리 수비수 박진섭이 코너킥을 처리하러 갔고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박진섭은 곧장 김태현과 교체됐다.
박진섭은 지난 1차전에서 경고를 한 장 받았다. 경고 두 장을 받으면 한 경기를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박진섭은 일부러 옐로카드를 얻어냈고 결과가 무의미해진 바레인전을 출전 정지 무대로 택했다. 토너먼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고 누적 리스크를 지우려는 의도였다.
고의 경고, 일명 ‘카드 세탁’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고의로 경고를 받았다는 이유로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박진섭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날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박진섭은 ‘팀’을 먼저 생각했다.
박진섭은 경기 후 “의도된 게 맞다. 토너먼트에 가기 전에 경고를 털고 가려고 했다. 준비된 상황이었는데 연기를 너무 어색하게 해서 동료들도 한 마디씩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너먼트에서 경고를 받아 중요한 경기를 뛰지 못하면 팀에 피해가 갈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선수 구성상 토너먼트를 준비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부분이다”라며 개인보다 팀이 중요했음을 강조했다.
박진섭은 백승호, 설영우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24세 이상 선수) 나서고 있다. 또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고참으로 선수들을 이끈다. 박진섭은 2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안정적인 수비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커질 수 있음에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긴 결정이었다.
진화(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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