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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아버지 생신에 승리해서 좋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투구를 뽐냈던 박세웅은 올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와일드카드'를 통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아직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박세웅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 것. 이날 등판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앞둔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49km의 직구(45구)를 바탕으로 커브(20구)와 슬라이더(17구), 포크볼(4구)를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상대했고, 두 개의 홈런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그 결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 개인 4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8승째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홈런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박세웅은 1회말 시작과 동시에 추신수를 상대로 초구 148km 직구를 공략당해 동점 솔로홈런을 맞으며 이닝을 출발했다. 하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박세웅은 최지훈-최정-기예르모 에레디아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고, 2회에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이었다. 3회말 수비에서는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위기는 없었다.
두 번째 피홈런은 4회였다. 박세웅은 2-1로 앞선 4회말 이번에도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내줬다. 박세웅은 최정을 상대로 4구째 146km 직구를 던졌는데, 이 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실투가 됐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비록 동점을 허용했으나, 박세웅은 침착하게 후속 타자들을 묶어냈고, 5회에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무실점을 마크,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SSG 타선을 막아냈다.
두 개의 홈런을 맞았지만, 이날 투구는 박세웅 스스로 가장 만족하는 투구였다. 아시안게임 합류를 앞두고 최고의 투구, 분명한 소득이었다. 그는 "점수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서 올 시즌을 통틀어 봤을 때 내가 던진 공에서 가장 만족하는 경기였다"며 "공을 던질 때 몸이 써지는 느낌을 비롯해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지금 페이스가 다시 좋아져서 긍정적인 요소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 개의 홈런을 맞은 상황을 돌아보면 어땟을까. 박세웅은 "1회 시작하면서 맞은 홈런은 원하는 코스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데, 경기를 시작하면서 직구를 던진 것에 걸린 것이라 생각한다. (최)정이 형에게 맞은 홈런은 던졌을 때 실투라고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몸 쪽으로 던지려고 했는데, 실투가 되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희박하지만 팀이 5강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대표팀의 합류에 마냥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박세웅은 "(나)균안이와 팀을 배우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그전에 취소됐던 경ㄱ들이 많아서 연달아 경기를 해야하는데, 나와 균안이를 대신해 올라가는 투수들이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심)재민이 형도, (한)현희 형도 있다. 잘 메워 줄 것이라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롯데에는 '희소식'이 찾아왔다. 바로 윤동희가 추가 멤버로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 팀 막내급 후배와 함께 떠나는 만큼 많은 도움을 줄 전망. 박세웅은 "우리 팀에서 많은 선수가 가면 좋은 것이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윤)동희는 처음 대표팀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챙겨줘야 할 것 같다"며 "단기전인 만큼 분위기가 중요하다. 맏형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하고, 좋은 분위기로 중국으로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세웅은 "오늘 아버지가 생신이신데, 이렇게 승리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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