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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3억 6000만 달러의 사나이' 애런 저지가 뉴욕 양키스 구단 '최초' 역사를 작성했다. 그리고 수많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저지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맞대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3홈런) 6타점 3득점으로 '괴력쇼'를 선보였다.
저지는 지난해 62개의 아치를 쏘아올리며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 양대 리그를 통틀어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례가 없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린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고,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811억원)의 '잭팟 계약'을 품에 안았다.
저지는 자신이 왜 3억 6000만 달러를 받는 선수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저지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브랜든 팟과 맞대결을 펼쳤고, 3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스위퍼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후속타의 불발로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 하지만 팀 타선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다.
저지는 두 번째 타석부터 스스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다. 저지는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팟과 맞대결을 갖게 됐고, 이번에는 스트라이크 낮은 코스에 형성되는 92.9마일(약 150km)의 싱커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다. 저지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이 타구는 112.4마일(약 180.9km)의 속도로 뻗은 뒤 420피트(약 128m)를 날아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33호 홈런.
뜨겁게 달아오른 타격감은 식을 줄 몰랐다. 저지는 4-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2루에서 팟의 4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92.7마일(약 149.2km)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통타했다. 그리고 이 타구 또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34호 홈런은 타구속도는 101.3마일(약 163km), 비거리 379피트(약 115.5m)로 측정됐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이미 2개의 홈런과 1개의 2루타를 만들어낸 저지는 네 번째 타석에서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냈다. 저지는 5-0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한 7회말 애리조나의 바뀐 투수 슬레이드 체코니의 94.8마일(약 152.6m) 직구를 힘껏 밀어쳤다. 그리고 이 타구는 108.4마일(약 174.5km)의 속도로 비행한 후 양키스타디움 우측 관중석 2층에 떨어지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날 홈런으로 저지는 여러가지 기록을 작성했다. 저지는 지난 8월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맞대결에서 올해 첫 3홈런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다시 한번 3홈런 경기를 선보였는데,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한 경기 3홈런을 두 차례 이상 기록한 것은 양키스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저지는 지난 6월 LA 다저스와 맞대결에서 J.D. 마르티네즈의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가락 인대 부상을 당했다. 당초 저지의 부상은 심각한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저지의 복귀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고, 무려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진 끝에 지난 7월 29일 복귀했다.
2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양키스의 잔여 경기는 8경기. 저지는 남은 경기에 다 출전하더라도 올해 54경기를 결장하게 된 셈인데, 미국 'ESPN'에 따르면 50경기 이상 결장을 하고 35홈런을 기록한 것은 1937년 루디 요크 이후 무려 86년 만의 두 번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저지는 올해 한 경기에서 멀티홈런을 6번 만들어냈고, 이를 4시즌 기록하게 됐는데, 마크 맥과이어와 데이비드 오티스, 베이브 루스, 지미 폭스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저지는 남은 커리어 내에서 6경기 멀티홈런을 기록하게 될 경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저지는 한 달 이상의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100경기에서 93안타 35홈런 80타점 74득점 타율 0.267 OPS 1.011을 기록하고 있다. 정교함은 조금 떨어져있는 상황이지만, 파워만큼은 여전함을 뽐내고 있다. 저지는 어느새 아메리칸리그 홈런 3위에 올라섰고, 홈런왕이 유력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격차를 9개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물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홈런왕의 '이변'이 탄생할 수도 있는 상황. 저지가 무려 3억 6000만 달러를 받는 이유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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