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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대인 더닝(29, 텍사스 레인저스)이 1년 전 엉덩이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2023시즌 모습은 어땠을까. 더닝은 자신을 한국 WBC대표팀에 합류시키고자 하는 염경엽 LG 감독(당시 KBO 기술위원장)을 만나 정중하게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WBC 참가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더닝에겐 2023시즌이 더 소중했다. 202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한 뒤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지 못한 상황. 자칫 부상 치료를 깔끔하게 하지 못할 경우 자신의 커리어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었다.
그렇게 더닝은 2022시즌 막판 시즌 아웃을 선언했고, 무사히 수술을 받고 복귀했다. 텍사스는 2023-2024 FA 시장에서 특급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을 필두로 네이산 이볼디, 앤드류 히니를 FA로 영입했다. 제이크 오도리지를 트레이드하면서 선발진을 완전히 업그레이드 했다.
역시 더닝에게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롱릴리프로 괜찮은 페이스를 보여주더니, 급기야 디그롬이 건강 이슈로 삐걱하자 대체 선발로 나섰다. 결국 디그롬은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더닝은 아예 선발진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33경기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88. 90마일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보더라인 피칭에 능한 스타일도 아니다. 대신 이것저것 많은 구종을 구사하면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다. 얻어맞기도 했고 야수들 도움도 받으면서 레귤러 선발투수가 됐다. 9월 들어 페이스가 다소 처졌지만, 텍사스 마운드에서 올해의 발견인 건 분명하다.
디 어슬레틱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올해 브레이크아웃 시즌을 보낸 20명의 선수를 선정하면서 더닝을 맨 마지막, 20번째 선수로 거론했다. 이 명단의 5번째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있다. 김하성 역시 2023시즌의 라이징스타이니, 두 사람은 나름의 인연이 있는 셈이다.
디 어슬레틱은 “올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선발 23경기, 구원 9경기에 등판해 브레이크아웃을 맞이했다. 커리어 대비 최고의 볼넷 비율을 기록했다”라고 했다. 9이닝당 2.94개로 텍사스 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사실 올해 텍사스 최고 투수라고 봐야 한다. 이발디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 최다이닝 1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평균자책점, WHIP, 피안타율 모두 1위다. 1년 전 그때 수술과 재활을 재빨리, 충실히 하지 않았다면 올해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한국은 2026 WBC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더닝을 지속적으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텍사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더닝은 2020년 이후 3년만에 포스트시즌 등판이 유력하다. 선발보다 스윙맨이 유력해 보인다. 꽤 유용한 카드가 될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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