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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상대 수비의 '본헤드' 플레이로 행운의 타점을 쌓고, 정확한 중계플레이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는 등 무안타에도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초'의 기록과는 조금 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김하성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2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64에서 0.261로 소폭 하락했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8연승을 질주하며, 뒤늦게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희박한 가능성을 키워왔다. 하지만 지난 2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패하면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전날(26일) 샌프란시스코에게도 무릎을 꿇으면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트래직넘버가 1까지 줄어들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샌디에이고가 어떻게든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의 팀이 반드시 패하고, 샌디에이고는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었어야 했다. 그리고 이날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2위에 올라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승리, 시카고 컵스가 패하면서 '희망'을 안고 경기를 치르게 됐고,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트래직넘버를 유지, 일단 '연명'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27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158경기를 치렀는데,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단 4경기 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하성도 이틀 연속 무안타로 고개를 숙이면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초' 20홈런-40도루의 가능성이 희박해지게 됐다. 김하성은 '위업'까지 3홈런, 4도루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향후 4경기에서 기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전날(26일) 무안타에 그친 김하성은 이날 경기 출발은 매끄럽지 못했다. 김하성은 1회 1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존 브레비아와 3B-2S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82.9마일(약 133.4km)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시작했다.
타석에서는 아쉬움을 삼켰지만, 수비에서 멋진 모습을 뽐냈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J.D. 데이비스가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뽑아냈다. 이때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강견'을 바탕으로 김하성에게 공을 건넸고, 김하성은 3루수 매튜 배튼에게 공을 뿌렸다. 그 결과 슬라이딩을 통해 3루 베이스에 들어가던 데이비스가 베이스를 지나쳤고, 태그아웃을 만들어내는 중계플레이를 선보였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는 없었지만, 타점의 '행운'을 안았다. 김하성은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1, 3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바뀐 투수 알렉스 우드의 초구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이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병살타 타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다소 황당한 수비가 나왔다.
김하성이 친 타구를 잡은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가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듯 2루수가 아닌, 1루수를 향해 공을 뿌렸다. 루시아노의 수비를 지켜본 우드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루시아노의 본헤드 플레이 덕분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김하성은 행운의 타점을 손에 넣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는 없었다. 김하성은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루에서는 우드에게 3구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라이언 워커의 4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5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벼랑 끝에 몰락 샌디에이고는 일단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후안 소토가 펄펄 날았다. 선취점은 샌디에이고의 몫. 샌디에이고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후안 소토가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 경기 초반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3회 김하성이 땅볼로 '행운의 타점'을 뽑아내며 2-0으로 간격을 벌렸다.
좀처럼 점수가 생산되지 않는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7회초였다. 샌디에이고는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잰더 보가츠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물꼬를 텄고, 김하성이 삼진으로 침묵했으나, 후속타자 소토가 다시 한번 아치를 그려내며 4-0까지 간격을 벌렸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세스 루고가 무실점 투구를 펼친 끝에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루고는 첫 타자에게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에게 2루수 방면에 강습 타구를 허용했는데, 이때 김하성이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건져내는 '호수비'로 어깨에 힘을 실어줬지만, 8⅔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샌디에이고는 1, 2루 실점 위기에서 마무리 조시 헤이더를 투입,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며 '연명'에 성공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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