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4, 5위의 치열했던 더블헤더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났다.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더블헤더 1차전에서 7-7로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1차전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1차전 경기 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선수들 모두 두 경기 다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1차전에서 불펜 투수의 투구 수가 너무 많으면 2차전은 못 나올 것이다"며 "총력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차전에 중점을 둘 것이다. 그래서 1차전 선발을 브랜든으로 선택했다. (양)의지도 먼저 나간다"며 "2차전 때는 의지가 지명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1차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2차전은 그다음 경기다"고 말했다.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오태곤(1루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김강민(중견수)-하재훈(우익수)-김성현(유격수)-김찬형(2루수)-조형우(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광현. 지난 23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허리 불편함을 느낀 최정이 선발 라인업에 돌아왔다. 김찬형은 시즌 첫 2루수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브랜든 와델이 선발 등판한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강승호(1루수)-허경민(3루수)-박계범(2루수)-조수행(우익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브랜든은 인천에서 2차례 등판했다. 지난 시즌 1경기, 올 시즌 1경기였다. 2경기에서 2승 13⅔이닝 2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1.32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 경기 초반 팽팽한 선발 투수전
경기 초반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쇼가 펼쳐졌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시작한 김광현은 2회초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양석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강승호에게 3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끝냈다. 3회에는 허경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계범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조수행과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브랜든도 1회말과 2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3회말에는 김성현을 유격수 뜬공, 김찬형을 삼진으로 잡은 뒤 조형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추신수에게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 급격히 무너진 브랜든
3회까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브랜든은 4회말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이어 최정과 8구, 에레디아와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나온 김강민은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러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최정과 에레디아는 모두 태그업해 3루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하재훈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이후 브랜든은 김성현에게 안타, 김찬형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조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추신수를 1루수 땅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브랜든이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4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5회 박신지가 마운드를 지켰다. 박신지는 1사 후 최정과 에레디아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지만, 김강민과 하재훈을 모두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 김광현에게 찾아온 위기 그러나 무실점
김광현은 4회초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로하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양의지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양석환에게 안타를 허용해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강승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6회초 김광현에게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재호를 더블플레이로 처리했다. 하지만 로하스 안타, 양의지 2루타, 양석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강승호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오태곤의 정면으로 향했다. 1루수 직선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실점하지 않았다.
# 어수선했던 7회초, 두산의 빅이닝 짜릿한 역전
SSG는 7회초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노경은이 등판했다. 노경은은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 대타 김인태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조수행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정수빈의 타석에서 조수행이 도루와 노경은의 폭투로 3위까지 진루했다. 정수빈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결국 노경은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고효준이 등판했다. 하지만 대타 김재환의 타석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승호 투수 코치에 마운드 방문에 관련해 문제가 생겼다. 이승호 코치가 2B0S 상황에서 마운드에 방문하려 했는데, 심판진이 막아선 것이다.
SSG 관계자는 "투수 교체 후 한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데 SSG는 타임을 한 것이고 심판은 타임 횟수와 투수 교체를 오해해 벌어진 상황이다"며 "이 상황에서 이승호 코치가 타임하고 라인을 넘어가는 것을 두고 심판이 착각해 퇴장을 줬다가 다시 정정했다. 타임으로 받아들여 SSG에 남은 타임 횟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후 고효준이 흔들렸다. 포수 이흥련의 패스트볼이 나오며 3루 주자 조수행이 홈으로 들어왔다. 김재환과 로하스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이어 양의지가 9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하며 점수 차를 1점 차까지 좁혔다.
타석에는 양석환이 나왔다. 양석환은 풀카운트에서 고효준의 145km/h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복판으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때려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두산은 계속해서 SSG를 몰아붙였다. 강승호 안타, 허경민 볼넷, 김인태 볼넷으로 다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조수행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2루 주자 허경민도 홈으로 질주했지만, 중견수 김강민의 정확한 홈 보살로 막았다. 하지만 두산이 7회에 7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SSG가 추격에 나섰다. 8회말 1사 후 김성현의 2루타가 나왔다. 대타 최항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1, 2루가 됐다. 대타 이정범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추신수는 김명신의 143km/h 바깥쪽 포심패스트볼을 밀어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SSG는 6-7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터진 한유섬의 동점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복판으로 몰린 정철원의 149km/h 포심패스트볼을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후 추가 점수를 뽑지 못하며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5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2000이닝까지 1⅔이닝을 남겨뒀다. 다음 경기에서 2000이닝 고지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역대 8번째 2000이닝 소화다.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양석환은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시즌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역대 48번째 기록이다. 또한, 올 시즌 전 구단 상대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인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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