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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적인 수비였다. 9월 들어 타격에서 맹활약하던 스즈키 세이야(29, 시카고 컵스)가 충격적인 ‘만세’를 부르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스즈키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선 맹활약했지만, 수비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5-6으로 뒤진 8회말 1사 2,3루 위기였다. 시카고 컵스 좌완 드류 스마일리가 애틀랜타 우타자 션 머피를 상대로 풀카운트서 6구 81.4마일 너클 커브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살짝 벗어나는 코스였으나 머피가 툭 밀었고, 타구는 우중간으로 향했다.
8회말 시작과 함께 투입된 컵스 중견수 코디 벨린저와 우익수 스즈키가 동시에 타구를 추격했다. 스즈키가 벨린저에게 수신호를 보내 자신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글러브를 낀 왼손을 하늘로 쭉 뻗었다.
그러나 타구는 스즈키의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고 그라운드에 뚝 떨어졌다. 화들짝 놀란 벨린저가 타구를 수습했으나 이미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간 뒤였다. 6-7로 역전을 허용한 순간. 스즈키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괴로운 모습을 보였으나 소용 없었다. 컵스는 9회초에 득점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6-7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컵스로선 굉장히 데미지가 큰 패배였다. 82승75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레이스 3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4위 마이애미 말린스(81승75패)에 불과 0.5경기 앞섰다. 혹시 컵스가 와일드카드레이스 4위로 밀려나면서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면 이 경기 패배가 두고두고 기억날 수도 있다.
스즈키의 충격적인 ‘만세 수비’는 마치 2008 베이징올림픽의 G.G 사토를 떠오르게 한다. 사토는 당시 한국과의 준결승서 좌익수로 선발출전, 한국이 4-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서 고영민의 평범한 외야 뜬공을 놓쳐 한국의 승리에 큰 보탬이 됐던 선수다. 한국은 당시 5-2로 도망갔고, 6-2로 이기면서 결승에 올라 금메달까지 따냈다.
스즈키는 올 시즌 134경기서 500타수 142안타 타율 0.284 20홈런 72타점 73득점 OPS 0.842를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 63경기서 타율 0.311 13홈런 44타점 45득점 OPS 0.944, 9월에는 24경기서 타율 0.376 7홈런 24타점 17득점 OPS 1.164로 ‘크레이지 모드’다.
특히 5년 9000만달러(약 1217억원)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맞아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실책은 상당히 임팩트가 컸다. 스즈키는 경기 후 MLB.com에 “이 경기는 정말 중요했다.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최고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동료들과 데이비드 로스 감독은 스즈키를 감쌌다. 로스 감독은 “스즈키가 우리 팀을 공격적으로 끌고 왔다”라고 했다. 투수 저스틴 스틸은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즈키의 실책 당시 마운드를 지키던 스마일리는 “스즈키는 이번달 내내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팀을 지탱해왔다. 우리 모두 그를 지지하고 그를 따른다”라고 했다. 어쨌든 스마일리는 스즈키의 만세로 홀드 기회를 날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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