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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일본 무대 입성 첫 시즌 두 번의 월간 MVP 타이틀을 손에 넣을 정도로 일본프로야구 무대의 적응을 마친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복귀는 언제가 될까.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와 신시내티 레즈, LA 다저스를 거치며 통산 10시즌 동안 83승 69패 평균자책점 3.79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021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완전히 단절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렸던 2020년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까지 품에 안았던 바우어. 실력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문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났다. SNS를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것. 바우어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324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바우어는 어떻게든 징계를 줄이기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맞서싸웠고, 징계를 194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021시즌에 앞서 바우어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78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겼던 다저스는 바우어를 방출하기로 결정했고, 다저스 외의 29개 구단들 또한 '사고뭉치'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어쩔 수 없이 바우어는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렸고, 올 시즌에 앞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바우어는 개막에 앞서 어깨 통증으로 데뷔전이 늦어졌지만, 오랜 기간 마운드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건재했다. 바우어는 일본 무대 입성 초반 부진을 빠르게 털어냈고, 교류전이 시작된 6월 4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첫 월간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바우어는 4일 휴식 등판 로테이션을 고수하면서도 매 등판마다 100구 이상의 공을 뿌리며 이마나가 쇼타와 함께 요코하마 DeNA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특히 8월에는 6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67로, 6월보다 더 우수한 성적을 남긴 끝에 두 번째 월간 MVP를 품에 안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바우어는 '개점휴업' 상태다.
바우어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3회말 한신의 치카모토 코지가 친 타구가 3루수와 투수 사이로 절묘하게 굴렀는데, 슬라이딩을 통해 치카모토의 타구를 잡아내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바우어가 몸을 비틀며 1루에 공을 던졌던 것이 부상으로 이어졌다.
당시 바우어는 이로 인해 3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고, 이후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바우어는 검진 결과 우측 장요근 원위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장요근은 골반보다 조금 위쪽에 위치해 있는 근육으로 쉽게 말해 엉덩이와 가까운 허리 부상을 당한 것이다. 바우어가 부상을 당한 당시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은 올 시즌 복귀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고, 시즌 중 돌아오는 것은 힘들어진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바우어는 언제쯤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일본 '데일리 스포츠'와 '풀카운트'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가 돼야 바우어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다는 건 요코하마 DeNA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27일 경기 종료 시점 요코하마는 센트럴리그 3위에 랭크돼 있는데, 4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3.5경기 차로 앞서고 있다.
양 팀은 정규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요코하마 DeNA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단 한 경기만 이기면 되는 까닭.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만큼 미래의 상황을 장담할 수는 없다. 요코하마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요미우리가 4경기를 다 잡을 경우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바우어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10월 6일까지 롱토스를 완료하면, 불펜 투구까지 일주일. 타자를 세워둔 상태로 투구가 약 1주일. 한두 경기에서 던질 수 있으려면 10월 20일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요코하마 DeNA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 요코하마가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꺾고 상위 라운드로 진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시점이 10월 20일이다.
일단 상태가 더 빠르게 회복될 경우 복귀가 앞당겨질 수는 있지만, 퍼스트스테이지에서 복귀는 쉽지 않다. 일단 미우라 감독은 "바우어의 유튜브를 보지는 않았다. 본인의 감각과 나머지는 트레이너를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복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바우어는 요코하마 DeNA와 계약을 맺을 때 1년의 단기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올 시즌이 끝난 후에는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다른 리그로 떠날 수도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바우어의 몸값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바우어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될지, 다시 요코하마 DeN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로 돌아와 유종의 미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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