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소크라테스가 좀 해줘야 한다.”
KIA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올 시즌 주로 5번 타순에 들어섰다. 나성범이 6월 말 복귀한 뒤에는 사실상 고정이었다. 그러나 3~4번 타자 나성범과 최형우가 사실상 동시에 시즌 아웃되자 소크라테스에게 4번 타자 중책이 주어졌다.
나성범과 최형우가 라인업에서 빠져나가니, 찬스에서 장타 및 해결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실하게 믿음을 보낼 수 있는 타자가 소크라테스 정도다. 또한, 기존 주포들이 빠져나갔으니, 외국인타자가 존재감을 발휘해야 팀 공격이 잘 풀릴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26일 창원 NC전부터 29일 고척 키움전까지 5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뛰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소크라테스가 4번으로 가니 4번타자처럼 친다. 이 기간 20타수 8안타 타율 0.400 1홈런 6타점 5득점.
특히 28일 창원 NC전서 1-6으로 뒤진 3회초 1사 1루서 최성영의 136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중월 투런포를 쳤다. 낮은 공에 약한 스타일이지만, 낮은 공을 퍼올려 홈런으로 연결했다. 29일 고척 키움전서는 2루타 두 방 포함 4안타를 뽑아냈다.
3번 타순에 김도영과 김선빈, 고종욱이 오가는 등 최형우와 나성범 없는 중심타선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5번 고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단 소크라테스가 4번 타순에 연착륙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는 분위기다.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 127경기서 486타수 139안타 타율 0.286 18홈런 84타점 82득점 12도루 장타율 0.465 출루율 0.349 OPS 0.349 득점권타율 0.290이다. 7월에 코뼈 부상으로 쉬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 풀타임으로 뛰면서 누적 스탯은 작년보다 낫다. 단, 애버리지는 작년보다 조금 떨어지긴 한다. 타율과 장타율(작년 타율 0.311, 출루율 0.494)이 그렇다.
0.296 10홈런 48타점의 우투수, 0.347 3홈런 13타점의 잠수함에 비해 0.238에 5홈런 23타점의 좌투수 상대 생산력이 떨어지긴 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0.326), 스플리터(0.339), 커브(0.325)에 비해 슬라이더(0.221), 체인지업(0.227) 타율이 조금 낮다. 투수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던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건 고민이다.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타자를 새롭게 구하는 건 또 다른 고민의 영역이다. 거포보다 OPS형 외국인타자를 구하는 게 언젠가부터 대세가 됐다. 거포가 KBO리그 투수들 유인구를 극복하지 못해 적응 못할 것을 우려, 컨택이 좋고 수비와 주루로 팀 공헌을 올릴 수 있는 스타일을 주로 뽑는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유형의 최강자다.
외국인선수 업무를 오래했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시장이 갈수록 좋지 않다. 올해 어지간한 성적을 낸 선수들이라면, 구단들이 재계약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마이너리그도 처우가 크게 개선돼 대우가 좋지 않아 태평양을 건너는 케이스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저리그 드림을 품고 있는, 이른바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 등급의 선수 영입이 점점 쉽지 않은 분위기다.
더구나 소크라테스는 단점 이상으로 장점이 풍부한 타자다.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최형우, 나성범 다음으로 4번 타순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 홈런타자가 아니지만, 코스 별 대응, 컨택 능력도 좋다는 평가다.
수비와 주루는 간혹 엉뚱한 실수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이다. 29일 키움전서 4안타보다 6회 만루서 나온 점프 캐치가 더 결정적이었다. 스탯티즈 기준 WAR 4.36으로 리그 16위, 오스틴 딘(LG, 4.61)에 이어 외국인타자 WAR 2위다. 2024년에도 KIA에서 뛸 자격은 충분하다. KIA의 5강행과 가을야구까지. 결실의 10월이 다가왔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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