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2023년 9월 29일 13일차
진화 생활을 끝내고 항저우로 입성한 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황룽 스포츠센서 스타디움 옆에 있는 보조구장으로 향했다.
훈련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찾았고 마침 한국 대표팀 버스도 동시에 보조구장에 도착했다. 선수단 뒤를 이어 그라운드로 향하던 순간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로 한 명이 헐레벌떡 다가와 취재진을 막아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디어 출입구가 따로 위치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대뜸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취재진에게 허용된 공개 훈련이라고 설명을 해도 그들의 ‘접근 불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훈련 시작 전에 예정돼 있던 황재원 인터뷰는 진행되지 못했고 상황을 해결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의 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조직위는 ‘절차’를 걸고넘어졌다. 절차를 따르는 것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문제는 명확한 과정과 방법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무조건적으로 ‘룰’에 따르라는 통보식 결정이다. 설득력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
결국 황재원의 인터뷰는 훈련 후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입구를 굳게 막은 창살을 바라볼수록 ‘텃세’가 느껴졌고 동시에 불쾌함도 커졌다.
훈련이 끝난 후 창살을 사이에 두고 황재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선수와의 거리는 일반적인 인터뷰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언어로 대화를 나누더라도 창살을 사이에 두니 무언가 거리감이 느껴졌다. 단절됐다는 느낌과 함께 인터뷰도 빨리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 주변 환경까지. ‘이들이 이걸 노린 건가?’라는 합리적 의심도 하면서 피로감은 배가 됐다.
그렇게 ‘중국판 쇠창살 인터뷰’가 완성됐다. 어쩌면 '차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이 아닐까 싶다.
항저우(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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