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항저우] '심판님, 저 안 싸워요~' 중국전 No.1 신스틸러...조영욱 "꼴통이다"+박진섭은 "분위기 메이커"

박규현/대한축구협회
박규현/대한축구협회
중국전 선발/대한축구협회
중국전 선발/대한축구협회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중국전의 신스틸러는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중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전에 두 골을 기록하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전반 18분 홍현석이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전반 34분에는 조영욱의 땅볼 크로스를 송민규가 밀어 넣으면서 스코어를 벌렸다.

박규현은 중국전에 왼쪽 사이드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황 감독은 ‘와일드카드’ 설영우가 아닌 박규현을 투입하면서 맞춤 전력을 구상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박규현은 특유의 빠른 속도와 투쟁심을 바탕으로 터치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며 중국을 흔들었다.

박규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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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는 적절한 반칙으로 중국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박규현은 위험 지역이 아닌 곳에서 파울로 중국의 공격을 미리 차단했고 중국 선수들과 관중들의 ‘짜증지수’는 올라갔다.

후반 21분이 하이라이트였다. 박규현은 중국의 팡하오와 치열한 볼 경합을 펼쳤다. 박규현은 팡하오가 볼을 탈취하려고 하자 순간적으로 바지를 잡아당겼다. 이에 예민해진 팡하오는 박규현을 향해 달려들었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싸움터’가 될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규현은 곧장 충돌 상황에서 벗어났다. 박규현은 두 손을 들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액션을 펼치며 자연스레 사건 현장(?)을 피했고 자연스레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 주심이 박규현에게 주의를 줬지만 영리한 대처였다.

박규현은 경기 후 해당 상황에 대해 “상대와 충돌을 했지만 그다음에 굳이 더 싸울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 바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중국 선수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예측했던 플레이라서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었고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냥 편안하게 했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박규현/대한축구협회
박규현/대한축구협회
박규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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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동료들은 박규현의 ‘줄행랑(?)을 어떻게 봤을까?

조영욱은 “꼴통이다. 그냥 웃겼다”며 평소 박규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또한 박진섭은 “규현이가 우리팀 분위기 메이커다. 경기장에서 한 번씩 그런 모습이 나오는데 규현이 다웠다. 자유분방하다”고 미소 지었다.

항저우(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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