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가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쓰며 반격의 1승을 따냈다. LG에게도 염경엽 감독에게 의미있는 승리였다.
LG는 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8회말에 터진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전적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LG가 KS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002년 11월 8일 삼성 라이온즈와 KS 6차전 이후 7670일만이다.
LG는 1차전 일격을 당했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등판했지만 타선이 침묵했고,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지면서 2-3으로 졌다.
반드시 2차전 승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우승 청부사'로 데려왔던 최원태가 ⅓이닝 4실점을 하며 충격적인 강판을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상대 선발 투수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다. 쉽지 않은 경기는 당연했다.
그러나 LG에게 포기는 없었다. 올 시즌 LG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불펜진이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부터 아시안게임에 나갈 정우영, 고우석 등을 대신할 투수들을 발굴해냈고, 7~8명의 불펜진을 완성했다. 필승조만 2개 조가 됐다.
LG의 장점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끝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정용 1⅔이닝-정우영 1⅓이닝-김진성 ⅔이닝-백승현 ⅔이닝-유영찬 2⅓이닝-함덕주 1이닝-고우석 1이닝까지 8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흔들린 순간부터 망설임이 없었다. 1회초 볼넷과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장성우에 선제 2타점 2루타를 맞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이어 등판한 이정용이 배정대에게 곧바로 2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일단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회에도 2루타 1개와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고 막았다.
이정용도 길게 끌고가지 않았다. 3회초엔 정우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알포드-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4회에도 오른 정우영이 연속 안타를 맞자 또 바로 내렸다. 이어 올라온 김진성이 4회를 지웠고, 바통을 이어받은 백승현이 5회 2사 1, 2루를 만들어놓고 내려갔다. 여기서 올라온 유영찬은 7회까지 마무리했다. 8회 올라온 함덕주 역시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러자 마침내 타선이 응답했다.
3회말 오스틴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LG는 한동안 점수를 뽑지 못하다가 6회말 오지환이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막혔던 혈을 뚫었다. 7회말에는 김현수가 적시 1타점 2루타를 때려 3-4 한 점차까지 압박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8회말이다. 1사 1루에서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 124km 체인지업 공략해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0-4로 끌려가던 경기가 마침내 5-4로 뒤집힌 순간이다.
그리고 고우석이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아픔은 하루 뿐이었다. 1차전에서 9회초 통한의 결승타를 얻어맞았던 고우석은 이날은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강력한 불펜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던 LG의 한 판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감독으로서의 첫 통합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프런트와 지도자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감독으로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제 한 고비를 넘겼다.
염경엽 감독은 "내게도 큰 승리다. 시리즈 전체를 봤을 때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좋은 점은 8명의 투수가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운영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 줬다. 앞으로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정말 좋은 경기를 해줬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 1승이 아닌 자신감을 만든 경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젊은 불펜들이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좋은 경험을 했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우영, 영찬, 승현이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많은 카드를 만들게 해준 경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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