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51대49.”
키움 히어로즈는 10월 말부터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보인다며 고무된 모습이다. 마무리훈련부터 기운을 잘 받으면 다음 시즌이 잘 풀린다며, 악몽으로 가득한 2023시즌을 털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쉬움의 1년차를 뒤로하고 2년차를 향해 달려가는 김건희(19)는 여전히 큰 관심이다. 9일 선수단 원주 숙소에서 만난 그의 마음은 이젠 투수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본인은 구단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고, 현장과 구단도 아직 확실하게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김건희는 여전히 타자와 투수 훈련 모두 성실하게 소화한다.
김건희는 올해 1군에서 투수로 3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2.50, 타자로 9경기서 11타수 2안타 타율 0.182다. 퓨처스리그서는 투수로 14경기서 2승1홀드 평균자책점 9.69, 타자로 47경기서 138타수 35안타 타율 0.254 1홈런 19타점 14득점 OPS 0.649.
김건희는 “주로 쓸 수 있는 변화구가 두 개는 있어야 한다. 변화구가 있어야 직구도 산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올 시즌에는 패기 있게 직구를 던지면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1년간 해보니 자신의 냉정한 위치를 깨달았다. 김건희는 “두 개 모두 하면 힘들 수도 있고 이도저도 아니니, 하나만 선택해 전념하라고 한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모를 나이이기도 했지만,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 구단과 감독님이 결정하겠지만, 투수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이승호 투수코치는 김건희를 두고 “투수로서 한 단계, 한 단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재능은 뛰어난 선수다. 장점도 많고. 150km을 던지는 건 쉽지 않다. 기초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며, 공 하나의 소중함을 알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승호 코치는 김건희에게 동료이자 선배 우완 김재웅과 이번 포스트시즌서 KT 불펜을 책임지는 박영현 얘기를 꺼냈다. 둘 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 김재웅은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수직무브먼트와 회전수가 좋은 타입이다.
김건희는 “이승호 코치님, 송신영 코치님이 정말 많이 알려준다. 이승호 코치님이 재웅 선배님이나 박영현 선배님처럼 구위로 누를 수 있는 투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나도 수직무브먼트가 괜찮은데, 그 장점을 살리고 싶다”라고 했다.
단, 김건희가 1군에서 보직 하나를 차지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투수로서의 구력이 짧다. 1군에서 쓰려면 타자를 하는 게 빠를 수 있지만, 본인은 투수에 확실히 좀 더 애정이 있다. 홍원기 감독도 “51대49”라고 했다. 투수로 갈 가능성이 약간 더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구단은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는 선수인데 미리 하나를 더 이상 시키지 않을 이유도 없고, 선수의 사기를 꺾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계속 투타겸업을 할 수도 있다. 여전히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김건희도 오픈마인드다. “투수를 한다고 해도 나중에 잘 안 되면 타자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타자를 하더라도 나중에 투수를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둘 다 열심히 해야 한다. 한 가지를 선택해도 둘 다 할 때까지는 해야 한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의미 있다”라고 했다.
원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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