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희애가 자기관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희애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 김희애는 극 중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 역을 맡았다.
김희애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이름 높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EBS 라디오를 듣고, 자전거를 타고 영어 학원을 다닌다. 요즘 말하는 이른바 '갓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하루의 루틴에 대해 묻자 김희애는 "어릴 땐 안 그랬는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어서 일찍 깨는 환경적인 변화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가장 먼저 김희애는 "오전 6시에 20분짜리 EBS 라디오 '귀가 트이는 영어'를 듣는다. 너무 좋다. 내가 일어나게 만들고 절대 후회 안 하게 한다. 학원 다니기 힘든데 언제 어느 때든지 들을 수 있고 교재도 좋고 완전 거저"라며 "내가 영어를 못해서 얼마나 늘 수 있을지는 장담을 못하겠다.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조금 발전하지 않았겠나. 청취자가 영어 전공자부터 나 같은 사람까지 폭이 넓다"고 EBS 라디오를 극찬했다.
이어 "그걸 20분, 20분, 20분 들으면서 1시간 동안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만 타라면 못하는데 EBS를 들으면서 동시에 하면 안 지루하다. 그게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1시간이 금방 간다. 이게 끝나면 복습과 예습을 한다"며 "고리타분할 수 있는데 나는 정말 공부를 안 좋아한다. 뭔가 게임하는 것 같다. 이제 공부가 아니라 생활의 의식이 됐다. 그냥 그렇게 해야 속이 시원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애는 "무슨 재미로 사냐고 하시는데 하루종일 그러는 게 아니다. 낮에 한 3~4시까지 운동도 하고 음식도 만들고 청소도 하고 공부도 한다. 그 이후부터는 친구도 만나고 술도 마시고 넷플릭스 보고 예능도 보고 되게 행복하게 산다. 그 시간을 위해 오전에 열심히 사는데 하루종일 놀기만 하면 너무 끔찍할 것 같다"면서도 "사실 우리 식구들도 이해 못 한다. 맨날 보고 맨날 놀란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아까 게임 같다고 말했다. 약간 보상이 있어야 재밌는데 나는 저녁에 놀지 않나. 그게 더 재밌다. 갈증이 났을 때 맥주를 마시면 더 시원하고, 점심에 미쉐린 먹고 저녁에 미쉐린 또 먹으면 못 먹는 것과 비슷하다. 마냥 아침에 놀고 저녁에 술 마시면 환자 되는 것"이라며 "나는 이렇게 살기로 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인 분들은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관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희애에게 자기관리란 무엇일까. 뜻밖에도 김희애는 "사실 관리라고 할 수 없다. 예뻐지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영어를 마스터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행복해지려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거다. 10년을 보고, 20년을 보고 하는 게 아니다. 지금도 영어를 잘 못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인생이라는 게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배우가 캐릭터로만 살고 인기에 예민해지고 그 안에서 살다 보면 자기 자신이 없는 채로 착각 속에 붕 떠있게 된다. 정신적으로 결핍이 생긴다. 내 일을 하고 내 인생을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게, 배우로서의 삶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하는 거지 '배우는 준비돼야 해' 이런 마음은 아니었다. 만약 내가 행복하지 않았다면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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