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야구를 몰랐구나" 깨달음, 손성빈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3할 포수' 없어도, 이제 안방 고민은 없다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렇게 야구를 몰랐었구나…"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매우 큰 고민을 덜어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강민호(現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보낸 이후 줄곧 '안방마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리그 최고의 프레이밍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강남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주전 유강남을 시작으로 5시즌 동안 1군에서만 261경기에 출전한 정보근에 '이만수 포수상'을 수상했던 유망주 손성빈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 어떤 구단에도 뒤지지 않을 포수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초반 롯데 포수진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단연 유강남이다. FA 자격을 통해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맺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까닭.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이는 손성빈이었다. 손성빈은 지난 2021년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은 후 데뷔 첫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6안타 타율 0.316 OPS 0.725의 성적을 남긴 뒤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데뷔 첫해 2군에서 52경기에 나서는 동안 타율이 0.199에 불과했던 손성빈은 입대 첫 시즌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을 기록, 지난해에는 34경기에서 32안타 1홈런 26타점 타율 0.333 OPS 0.920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큰 기대속에서 손성빈은 병역의 의무를 완수했고, 지난해 6월 1군으로 복귀했다. 손성빈은 1군 무대로 돌아온 뒤 45경기에서 20안타 1홈런 타율 0.263 OPS 0.624의 성적을 남겼는데, 유망주가 주목을 받은 것은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손성빈은 지난해 '레이저 송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의 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짧은 팝타임(1.80초대)을 바탕으로 도루저지율 0.700(10회 중 7회 저지)을 기록했다. 물론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리그 1위에 해당되는 수치. 자신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2루 또는 3루 베이스를 노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리고 정규시즌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기쁨도 맛봤다.

프로 무대를 밟은 직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시즌을 준비했고, 본격 해외 캠프가 재개됐을 때에는 군 복무를 하고 있었던 까닭에 단 한 번도 해외 전지훈련을 경험하지 못했던 손성빈. 미국 괌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은 어떨까. 손성빈은 "상무에 있을 때는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가곤 했는데, 롯데에서 해외는 처음이다. 처음에는 조금 긴장도 되고, 떨리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운동을 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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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군 복무를 마친 뒤 1군으로 돌아왔고, 국가대표까지 경험했던 지난해는 손성빈에게 어떠한 해였을까. 그는 "정말 느낀 것이 많은 한 해였다. 시즌 중 1군에 합류했지만, 야구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된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야구를 조금 디테일하게 알게 된 느낌이다. '이렇게 야구를 몰랐었구나'라는 깨달음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너무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는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계속해서 손성빈은 "아무리 같은 야구라고 하지만 분위기나, 상황 자체 등 1, 2군은 다른점이 분명 있었다. 특히 1군에서는 항상 이기기 위한 야구만을 한다. 그리고 야구장의 분위기도 다르다. 특히 아웃카운트별, 점수차, 이닝마다 상황이 엄청 다르더라"며 "솔직히 1군에서 이렇게 주목을 받을지 몰랐다. 그래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다 보니 야구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때문에 더 열심히, 착실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빈은 지난해 1군으로 돌아온 뒤 '노트'를 적기 시작했다. 각 팀에 대한 전력분석은 물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낀점 등을 써 나갔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기에 더 많은 것을 빠르게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올해도 이를 이어갈 계획. 그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모든 것을 적어봤다. 일기를 쓰거나, 느낀점을 써본 경험은 있지만, 경기 중간에 노트를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직접 써보니 머리에 입력이 더 잘 되더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형 감독은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손성빈에 대해 피지컬에 비해 타격 과정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손성빈은 수비는 기본,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격적으로 레벨업을 노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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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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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빈은 "감독님께서도 '포수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방망이를 잘 치는 것이 더 좋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작년에는 수비에 대한 생각만 하고, 타격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당연히 수비에 대해서 신경을 더 많이 써야겠지만, 올해는 타격에 대한 생각이 조금 더 커졌다. 그동안 '힘을 다 쓰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일단 강하게 치려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며 '작년 타격 성적이 아쉽지 않았냐'는 말에 "확실히 타격 생각을 하지 않으니…"라고 활짝 웃었다.

현재 손성빈은 롯데의 '0순위' 백업포수다. 정보근이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골절상을 당한 탓에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1군 선수단에 합류가 불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롯데는 손성빈의 존재로 인해 백업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큰 변수만 없다면, 손성빈은 유강남과 함께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정보근이 부상을 털어낸 후에는 '생존 경쟁'이 불가피하다.

손성빈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자리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를 의식하는 것보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리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사실 경쟁이라고 하지만, 형들이 경험, 노하우를 너무 잘 알려주신다. 정말 좋은 포수 형들 밑에서 야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 손성빈은 어떠한 포수가 되는 것이 목표일까. 그는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보기에도 편하지 않나. 안정적인 선수가 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 어깨가 좋다는 것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부담이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착실하게 준비할 것이다. 야구에서 100%의 확률을 만들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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