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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최수종 선배님은 교과서 같은 분이죠. 세상에 또 없는."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여정을 마친 배우 김동준을 만났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작품에서 김동준은 거란의 침략을 격퇴하고 고려의 번영을 이룩한 성군 현종 왕순을 연기했다.
"아직 실감이 하나도 안나네요. 흔히 말하잖아요. 촬영장을 더 가야할 것 같다라고. 이번 작품은 유독 그런 기분이 남아요. 직접 마지막 회를 봤지만, 아직도 문경을 가야할 것 같고…. 그래도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놓고 나면 방송이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유독 부담이 컸을 작품. 김동준은 그 부담의 대상이기도 했고,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이기도 했던 '최수종'의 이름을 여러 번 언급했다.
"가장 부담스러웠던 부분이요? 사실 모든 게 부담이었죠. 그리고 부담을 가져야 하는 것도 맞았고. 제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 지, 현장을 채우는 구성원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그것조차도 최수종 선배님에게 많이 배웠어요. 정말 TV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의 선배님이세요. 애처가고, 사람 자체도 너무나 존경할 수 밖에 없는 분이죠. 삶 자체를 존경하게 됐어요. 보조출연자들에게도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교과서 같은 분이셨어요."
작품 전체가 현종의 성장기이자, 현종의 고난기였던 '고려거란전쟁'.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부분은 무엇일까.
"대사량이 힘들더라고요. 왜냐면 최수종 선배님이 NG가 없으세요.(웃음) 처음 4일 동안 11회까지의 정전 분량을 몰아서 촬영했는데, 최수종 선배님이 그걸 한 번에 찍으시면서 NG를 안내시더라고요. 그러니 저도 NG를 낼 수가 없더라고요. 또 하나는 왕의 자리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부담감이었어요. 실제 왕의 부담감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이렇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단한 선생님들 앞에서 앉아 대사를 하는 게…. 그래도 그런 부담감을 잘 이용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대사 틀리면 안된다', 'NG를 내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죠."
'고려거란전쟁'을 함께 하며 최수종을 '아버지'라 부르게 됐다는 김동준. 이유를 묻자, 그의 표정에는 미소가 감돌았다.
"연말 시상식에서 최수종 선배님과 베스트커플상을 받고 KBS에 감사했어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것이니까. 물론 황후에게는 미안했지만요.(웃음) 현종이라는 인물에게 강감찬은 정치적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인물이잖아요. 현실에서도 선배님은 제가 교과서 같은 분이셨어요. 이 드라마를 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한다는 생각을 매일 했죠. 그래서 선배님을 아버지라 불렀어요.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쓴 호칭이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진짜가 되더라고요. 스승 같고, 친구 같고, 때로는 연기에 미친 광인 같으셨어요."
지난 1년 '고려거란전쟁'과 함께 하며 김동준은 크게 느낀 바가 있다고.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국사 지식이라는 면에서 부끄러워지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값진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를 모르고 살았다라는 것이. 하루하루가 소중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을 잊고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전쟁 나면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촬영하며 우리끼리도 많이 했어요. 전쟁이라는 피부로 느껴본 적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촬영을 하면서 우리가 참으로 값진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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