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좌승사자'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와 겨우내 함께 구슬땀을 흘렸던 조던 몽고메리가 마침내 새로운 행선지를 찾았다.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은 27일(한국시각) "좌완 투수 조던 몽고메리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몽고메리는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22순위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7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몽고메리는 데뷔 메이저리그 입성 첫 시즌부터 29경기에 출전하는 등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88의 훌륭한 성적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승승장구의 길을 걸을 것만 같았던 몽고메리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몽고메리는 2018년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남긴 뒤 토미존 수술을 받는 대형 악재를 겪었다. 이로 인해 2019시즌 또한 2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낸 2020시즌에는 10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5.11로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몽고메리가 제 궤도에 올라선 것은 2021시즌이었다. 몽고메리는 30경기에서 157⅓이닝을 소화, 6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부활에 성공한 몽고메리는 2022년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총 32경기에 나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직후 몽고메리는 11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3.11로 펄펄 날았다. 그리고 지난해 몽고메리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중 다시 한번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고, 당시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몽고메리는 텍사스에서 1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2.79로 활약,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몽고메리는 몽고메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압권의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손에 쥐었다. 디비전시리즈(ALDS)에서는 아쉬운 투구를 남겼으나,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2경기에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원맨쇼' 활약을 펼치며 텍사스를 월드시리즈(WS) 무대로 올려놨고, 텍사스는 이 기세를 바탕으로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가을무대에서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면서 몽고메리는 'FA 최대어'로 평가받으며 '잭팟 계약'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좀처럼 행선지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유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가 너무나 무리한 요구를 해왔던 까닭. 특히 몽고메리는 가장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연결고리가 생겼으나, 이 과정에서도 보라스는 7년 계약을 희망했고 결국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몽고메리는 비시즌 고등학교 '동창'인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와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신세는 면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이틀 앞둔 가운데 극적으로 행선지를 찾은 것. 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아직까지 몽고메리와 애리조나의 계약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에 따르면 몽고메리의 계약 규모는 2500만 달러(약 336억원)으로 2년차에는 '베스팅 옵션'과 함께 '옵트아웃'까지 포함이 돼 있다. 베스팅 옵션은 특정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실행되는 옵션.
일단 몽고메리의 계약 구조는 매우 독특하다. 2024년 선발로 1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2025시즌의 베스팅 옵션의 조건인데, 이 10경기가 옵트아웃의 조건이기도 하다. 결국 10경기를 뛰게 되면 몽고메리가 '주도권'을 손에 잡게 되는 셈.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에 따르면 만약 몽고메리가 애리조나에 남는다면, 2025시즌의 연봉은 2000만 달러(약 268억원) 2024시즌 18경기에 등판하면 2250만 달러(약 302억원), 23경기 이상 등판할 경우 2500만 달러(약 336억원)로 결정된다. 따라서 옵션을 실행하고 최대치를 채우게 될 경우 2년 동안 최대 5000만 달러(약 671억원)를 받을 수 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에이스' 잭 갈렌과 메릴 켈리 등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자신들의 앞길을 막았던 몽고메리를 영입하면서 마운드를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다시 한번 '왕좌'에 도전장을 내미는 애리조나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