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적극성이 너무 떨어져. 방망이를 안 내.”
키움 히어로즈 타선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떠난 2020년 이후 리그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3년간 타격 관련 각종 수치가 중~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이정후마저 빠진 올 시즌, 깜짝 반등에 나섰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수치와 순위다.
16일 현재 팀 득점권타율 0.324로 1위다. 팀 타율 0.289로 3위, 팀 OPS 0.810으로 2위, 팀 홈런 23개로 2위다. 이정후가 빠지고, 이주형도 부상으로 또 빠지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약한 타선을 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반대다.
이형종의 부활, 김혜성의 크레이지모드, 최주환의 불꽃 등 간판 및 베테랑들이 잘 이끌어주는 그림이 이상적이다. 여기에 홍원기 감독은 오윤 타격코치의 공을 치켜세웠다. 지난 14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오윤 코치가 타자들과 준비를 많이 한 덕분이라고 했다.
오윤 코치는 오랫동안 1군 타격을 담당한 강병식 SSG 랜더스 타격코치의 후임으로 2023시즌 중반부터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맡았다. 오윤 코치는 곧바로 타자들의 각종 데이터를 뽑아와 타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적극성이 너무 떨어져. 방망이를 안 내.” 언젠가부터 키움 타자들이 결과에 대한 부담, 스트레스로 타석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진단이다. 데이터로 그 데미지, 파급력을 확인한 타자들은, 오윤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이 얘기를 들려준 내야수 송성문은, 그러니까 작년 후반기부터 타선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여름 이후 이정후 없이 타선을 꾸렸으니, 키움 타자들은 미리 바닥에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송성문은 “작년 전반기에는 타선이 정말 안 좋았다. 오윤 코치님이 적극성을 갖고 초구부터 치자고 했다. 후반기부터 조금씩 준비했고, 올해 성과가 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나 자신을 믿고 친다. 마음 편하게 적극적으로 치고 있다”라고 했다.
송성문도 올해 확 달라졌다. 17경기서 타율 0.308 4홈런 14타점 8득점 OPS 0.925 득점권타율 0.333이다. “아직 좌투수에게 안타가 없다”라고 했지만,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했다. 시즌 초반에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처음이다”라고 했다.
베테랑들 효과도 분명하다. 송성문은 “형종이 형이나 주환이 형이 잘 해서 후배들이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다. 든든한 형들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가 잡히는 부정적 생각도 안 하게 됐다. 잡생각 없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임한다”라고 했다.
송성문의 욕심은 키움 타선, 키움 전력이 안 좋다고 평가한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는 “우리 팀에 대한 평가를 뒤집고 싶다. 냉정하게 하위권 평가를 받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시즌 후 납득이 되는 평가를 받고 싶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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