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굴욕 대잔치가 벌어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할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10-11로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다. 상위 3팀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림픽 티켓을 노린다. 한국은 4강에서 탈락하며 올림픽 본선 출전 기회가 사라졌다. 한국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도하 쇼크다. 더욱 충격적인 건 한국 축구 역사상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에 처음 패배를 당했다는 점이다. 승부차기 패배의 공식 집계는 무승부로 기록되지만, 진 것은 진 거다. 공식 기록은 6전 5승1무다. 앞선 5경기에서 한국 U-23은 인도네시아 U-23을 상대로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1995년 5월 25일 애틀란타 올림픽 예선에서 만난 후 2018년 6월 23일까지 친선경기까지 한국은 100% 승리를 따냈다. 특히 1999년 5월 시드니올림픽 예선에서는 7-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에 선제골을 내준 것도 처음이고, 2실점을 허용한 것도 처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134위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으며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된, 굴욕적인 순간이다.
도하 쇼크의 원인 중 하나로 황선홍 감독의 이탈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 최종 점검 무대였던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황 감독은 U-23 대표팀과 함께 하지 않았다. 당시 황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경질에 의해 공석이 된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A대표팀 감독 겸직이었다.
당시 많은 우려가 있었다. 올림픽 예선을 앞둔 시점에서 수장이 자리를 비워도 괜찮겠냐고. 황 감독은 그럼에도 겸직을 선택했다. A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예선 태국을 상대로 1승1무를 거뒀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을 향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장 공백이 8강 탈락이라는 굴욕으로 돌아왔다.
황 감독의 실패이자 대한축구협회(KFA)의 실패다. 올림픽 예선을 앞둔 감독에세 A대표팀 감독 겸직을 시킨 것이 KFA다. 다른 임시 감독 후보들도 많았음에도 KFA는 황 감독을 고수했다. 때문에 KFA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확정적인 건, 황 감독이 차기 A대표팀 감독 후보군에서 빠진다는 것이다. 오는 5월 KFA는 A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인데, 황 감독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번 참사로 인해 황 감독은 명분을 잃었다. 후보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모두에게 상처가 된 올림픽 예선이었다.
[황선홍 감독, 한국-인도네시아 경기 사진. 사진 = 대한축구협회]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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