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종합
총·칼·활 메달 싹쓸이…재계 후원도 '금메달'
시상대 오른 선수들, 삼성폰으로 '찰칵'…삼성 '빅토리 셀피' 통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 양궁 경기장 직접 찾아 응원…전폭적 지원 화제
누적 지원금 300억…SKT, 한국 펜싱 20년 뒷바라지 빛났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연일 '금빛 낭보'가 이어지면서 이들을 후원해온 재계의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단연 올림픽은 글로벌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각축장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올림픽 스폰서십을 통해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삼성은 개별 종목을 후원하지 않지만 지난 40여년간 올림픽 스폰서를 맡아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지에서 올림픽을 참관한 것은 물론 글로벌 정·관계 및 스포츠계 인사 등 수십 여명과 연쇄 회동을 이어갔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남다른 홍보 전략으로 전 세계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삼성전자는 IOC와 파리 조직위와 협력해 메달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활용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올림픽 최초로 운영 중이다. 전 세계 선수들은 덕분에 언어 장벽 없이 소통하고 영광의 순간을 스포츠 팬들에게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과거 올림픽 시상식에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이전 올림픽에선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올림픽 후원 등 마케팅에 3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IOC와 연을 맺은 후 현재까지 30년 이상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분야별로 톱 기업을 1개만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하는데,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파리 곳곳에 마련된 올림픽 체험관은 갤럭시 AI의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 선수촌, 메인프레스센터, 마르니 광장, 샹젤리제 거리 등에 마련된 체험관에서는 올림픽 경기를 보러 온 관람객이 올림픽 신규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스케이트보딩 등 다양한 게임을 해보고, '갤럭시 AI'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 연계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과 고객의 초기 관심을 이끌어내 신제품 경쟁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셀피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Z세대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 양궁의 전종목 석권…40년 동반 현대차 지원 결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에서 '퍼펙트 골드 신화'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금메달 5개 모두를 석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의 세밀한 지원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40년간 양궁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아버지를 이어 양궁협회장을 이어받았다.
그간 정 회장은 물심양면으로 선수들을 도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파리를 방문해 바쁜 시간을 쪼개 현지 상황을 살폈고, 대회 개회식 전에 미리 도착해 선수들의 훈련장과 휴게공간, 식사 등을 점검했다. 특히 정 회장은 파리올림픽 현장을 찾아 양궁 국가대표팀 경기를 직접 챙겼고 금메달 시상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국가대표팀을 위해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훈련 장비 지원은 물론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마련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미리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펜싱계의 '키다리 아저씨' SKT, 파리올림픽서 빛났다
한국 펜싱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마무리지었다. 한국 펜싱은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리면서 위력을 발휘한 남자 사브르 팀의 선전 이후 펜싱 여자 사브르팀도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펜싱의 선전은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뒤 20년 넘게 펜싱 종목 후원을 아끼지 않은 SK텔레콤(SKT) 입장에서도 뜻깊은 일이다.
SK텔레콤은 그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 및 국제 대회 지원 등에 집중해 왔다. 더불어 2004년부터 올해까지 국내에서 19회째 열린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는 한국 펜싱을 키우는데 역할을 해왔다.
특히 SKT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해 세 단계에 걸친 체계적 지원책을 마련해 실행했다. 파리 올림픽 사전 모의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물론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경기대(피스트)를 만드는 것은 물론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까지 동일한 조건을 맞춰 훈련하도록 했다.
또 파리 현지에 훈련 파트너 선수단 7명 등 별도 전담팀을 파견하고, 전력분석관을 증원하는 등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원했다. SKT와 펜싱협회는 올해 초 올림픽 펜싱 경기장 인근 호텔을 선점했다. 이 곳에서 선수들의 휴식을 취하는 등 사실상 한국 펜싱 대표팀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다.
SK텔레콤이 펜싱협회 등을 통해 지원한 누적 금액은 현재 약 300억원에 달한다. 펜싱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도 이번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 내내 현장을 방문해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최 회장은 2018년 펜싱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펜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폭적 지원에 앞장서 왔고 이는 선수들이 쾌거를 이룬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앞서 대회 직전 열린 'Team SK' 출정식에서 오상욱 선수는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주요 대회에 걱정 없이 참가할 수 있게 해준 SKT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업 총수들이 올림픽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올림픽에서의 홍보가 자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 31억달러였으나, 지난해 세계 5위인 914억달러로 약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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