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시켜달라고.”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에 참가한 뒤 라커룸으로 돌아와 짐을 싸고 있었다. 서울에서 간단하게 열린 우승 파티에 참가하는 스케쥴. 그때 ‘타격장인’ 최형우(41)에게 한 마디를 들었다.
“도영아 한국시리즈 우승 시켜줘.” 아마 최형우가 진지하게 부탁했다기 보다, 가볍게 건넨 말로 추정된다. 최형우는 41세의 나이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뛸 수 있게 됐다며,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뜻을 구단을 통해 전한 바 있다. 특히 김도영의 올 시즌 맹활약이 기쁘고 고마웠을 것이다.
그런 김도영은 오히려 최형우를 비롯한 선배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KIA가 1위를 하는데 고참 선배님들의 도움이 컸다. 잡아줘야 할 때 잡아주셨고, 조언이 필요할 때 조언해줬다. 그래서 1위를 했고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 어린 선수들이 편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해준 감독님과 코치님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김도영의 첫 포스트시즌이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한국시리즈다. 김도영은 2년 전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당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신인 시절이다. 당시 주전 3루수는 류지혁(삼성 라이온즈)였다.
김도영은 "2022년 와일드카드결정전에는 못 나갔다.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호텔에서 나올 때부터 가을야구는 큰 무대라는 걸 느꼈다. 거기서 안타 하나만 쳐도 팬들이 되게 열광해주셔서 안타 하나도 치기 어렵겠구나…그때도 어떻게든 대주자라도 나가고 싶었다. 그래도 그때의 경험을 통해 지금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제대로 한국시리즈 출사표를 던졌다. 김도영은 “여기까지(한국시리즈) 왔는데 통합우승을 못하면, 정규시즌 우승이 아무런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고, 루틴에 더 신경 쓰고 지키면서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영에겐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
또한, 김도영은 “안 다치고 풀타임으로 뛴 첫 시즌에 우승했다. KIA가 잘 하고 KBO리그도 흥행을 해서 두 배로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1위에서 머무르고 싶다. 내가 KIA에 있는 동안 왕조를 세워보고 싶다”라고 했다.
벌써 김도영의 첫 한국시리즈가 궁금해진다. 김도영은 일단 잔여 경기서 40-40 도전에 최선을 다한다. 한국시리즈는 역시 3번 3루수가 유력하다.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에도 김도영~최형우~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고정시킬 뜻을 표한 상태다. 이보다 좋은, 최상의 조합은 없기 때문이다.
김도영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속 언급되는 이종범의 경우,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서도 날아 다녔다. 그래서 슈퍼스타이자 야구천재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김도영 차례다. 판이 깔렸다. 가장 큰 무대에서 특유의 재능과 위력을 선보이면 김도영의 가치는 또 한번 올라갈 전망이다. KIA가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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