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지난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수가 70% 이상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우리 생존과 직결된 경고음이다.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이제 기후변화만큼이나 중요한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와 그들이 살아가는 생태계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미생물부터 거대 포유류까지, 사막에서 심해까지, 모든 생명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마치 거대한 퍼즐과 같아서, 한 조각이 빠져도 전체 그림은 미완성이 된다.
생물다양성 감소는 단순히 특정 생물종 멸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 균형과 안정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생물다양성 중요성은 글로벌 생태계의 다양한 측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맹그로브 숲이다. 지난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맹그로브 숲의 복잡한 뿌리 구조가 파도를 흡수하고 물 흐름을 늦춰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생태계 보전이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인간 안전과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GDP 절반 이상이 직접적으로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경제적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개발로 인한 아마존의 생물다양성 파괴는 전 세계 기후 패턴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인 식량안보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 이 두 가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각각 '넷제로(Net Zero)'와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넷제로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0으로 만들어 기후변화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네이처 포지티브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처 포지티브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자연 손실을 멈추고 회복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가시적으로 자연 상태를 복원하고, 2050년까지 자연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을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연을 회복시키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향상함을 의미한다.
네이처 포지티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과학기반 목표 네트워크(SBTN), 자연기반해법(NBS),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물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TNFD는 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를 평가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체계로 향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기업은 이제 생물다양성을 경영 전략의 핵심에 포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활동에 있어 생물다양성과 연계된 목표와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 중립,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순환경제 구축 등 다양한 친환경 노력은 모두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함이다.
이러한 노력을 네이처 포지티브라는 더 큰 틀에서 바라보고, 자연과 경제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생물다양성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미 많은 것을 잃었고 늦었지만, 우리가 지금 취하는 행동이 미래 세대가 살아갈 지구 모습을 결정해야겠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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