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초격차' HBM에 갈린 3분기 성적표
SK하이닉스, 삼성 반도체 제칠까
31일 삼성전자 3분기 사업부문별 실적 발표 '주목'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7조원 시대를 열며 HBM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실적을 좌우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이자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이번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31일 3분기 부분별 실적을 공시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하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예고한 바 있다. 영업이익 역시 10조원대 아래로 떨어지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주력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 수요가 둔화하는 레거시(범용) 메모리 비중이 크고 HBM 비중이 적은 상황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도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 모두 흑자를 낸 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을 추월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원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3600억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 4조원대로 합산하더라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조원대에 그친다. 최근 증권가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원대로 한달 전 14조원대였던 것에 비해서도 차이가 커 사실상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겨울론'이 무색해질 만큼 AI 열풍에 수요가 급증하는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HBM과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 당분간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반도체 시장을 독식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경기 침체 장기화로 메모리 업황이 주춤하는 와중에도 HBM 시장의 최강자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초격차'로 대표되던 삼성 기술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SK하이닉스 강세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성전자 위기론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5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6세대 제품인 HBM4 시장 선점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HBM3E의 경우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하는 상황으로 다음 세대 작품인 HBM4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이 고조되는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쇄신 메시지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와 재도약을 위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의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사내이사를 맡으며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삼성 부당합병 의혹으로 2021년 1월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취업제한으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못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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