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정년이' 김태리가 오디션 무대에서 소리를 하다가 각혈을 하며 실신해 충격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 8화에서는 윤정년(김태리)이 여성 국극단들의 합동 공연인 '바보와 공주'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혹사 수준의 소리 훈련을 하다가 영영 소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정년이’ 8화는 수도권 가구 평균 13.0%, 최고 15.3%, 전국 가구 평균 12.8%, 최고 15.1%로 케이블-종편 내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tvN 타깃인 2049 시청률은 수도권 최고 4.3%, 전국 최고 5.1%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정년이는 오디션을 앞두고 믿었던 주란(우다비)이 상대역으로 자신이 아닌 영서(신예은)를 택하자 큰 충격에 빠졌다. 앞서 '자명고'를 통해 소리가 아닌 연기로도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정년이는 "무대에서 영서한테는 의지할 수 있지만, 아직 너한테 의지할 수는 없다”라는 주란의 말에 상처를 받고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주란 대신 초록(현승희)과 짝을 맞춰 오디션 준비를 시작한 정년이는 초록의 칭찬에도 여전히 자신의 소리와 연기가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정년이는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영서와 주란의 연습에만 신경을 곤두세워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이때 혜랑(김윤혜)이 정년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혜랑은 그동안 정년이가 애써 외면해왔던 영서와 주란의 연습 현장을 보도록 종용했다. 영서가 '온달 아역'의 고난도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줘 정년이를 자극시키려 한 것. 그리고 혜랑은 초조해진 정년이에게 독공(득음을 하기 위해 토굴 또는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 훈련)을 하라고 부추겼고, 이에 정년이는 '목을 혹사시키면 안된다'는 초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굴로 향했다. 같은 시각, 영서 역시 주란이 자신을 오디션 파트너로 고른 이유가 자신의 연기가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정년이의 차선책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둘 사이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한편 소복(라미란)은 ‘바보와 공주’ 제작보고회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할 온달과 평강공주의 아역이 옥경(정은채)과 혜랑의 뒤를 잇는 국극 스타가 될 것임을 공표했다. 이와 함께 오디션에 천재 소리꾼 공선(문소리)과 최고의 성악가 기주(장혜진)의 딸이 오디션에 참가한다고 홍보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정년이가 공선의 딸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며 정년이는 오디션에 대한 부담감을 배로 떠안게 됐고, '소리'로서 자신을 증명하고자 목을 혹사 시키면서까지 득음에 매달렸다. 어느 순간 정년이의 목에서 쉰 소리가 나는 것을 알아차린 소복은 과거 소리에만 매달리다가 떡목(음색이 지나치게 탁하고 텁텁해 조화를 내지 못하는 성음)이 되어버린 공선의 모습을 떠올려 덜컥 겁이 났고, 정년이의 과도한 연습을 만류했지만 '소리'에 매몰된 정년이에게는 주위의 걱정 어린 소리들이 들리지 않았다.
이 같은 정년이의 근황은 영서의 귀에도 들어갔고, 영서는 동굴에서 훈련중인 정년이를 찾아갔다. 이미 정년이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몸 컨디션까지 위태로운 상황. 정년이는 자신을 국극단으로 데려가려는 영서의 손을 뿌리치며 “내가 무대에 못 서믄 너는 오히려 경쟁자 하나 더 치워 불고 좋은 것 아니여?”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발끈한 영서가 “네가 최고의 상태일 때 싸워서 실력으로 이길 것”이라고 맞서자, 정년이는 소리, 춤, 연기 모든 것이 이미 완성형인 영서에게 열등감을 드러내며 “난 너랑 달라. 난 소리 하나 믿고 여까지 왔어. 소리는 내 바닥이고 내 하늘이여. 내 전부라고! 여기서 멈춰 서면 발 밑이 까마득한 벼랑인디 으띃게 그만둬”라며 절규했다. 결국 영서의 설득마저 뒤로 한 채 다시 동굴로 들어가 버린 정년이는 피를 토할 지경에 이르렀고, 극심한 부담감과 공포감에 사로잡혀 목소리를 영영 잃어버리는 악몽까지 꿔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결국 오디션 당일이 찾아왔고, 주란은 영서에게 자신이 오디션 파트너로 정년이를 택하지 않은 진짜 이유를 밝혔다. 주란은 “정년이랑 ‘자명고’ 연습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떨렸다. 정년이랑 연기하면 자꾸 극중 온달이랑 정년이 사이의 경계가 다 무너질 것 같다. 그래서 무서웠다”라고 고백했고, 영서는 “너랑 호흡을 맞추면서 깨달은 게 있다. 좋은 연기는 좋은 상대역을 만나 완성시키는 거다. 이제 네가 나한테 기댈 차례”라며 주란의 진심을 포용했다. 한편 모두가 영서와 정년이의 무대에 궁금증을 키워가는 가운데 영서는 보란듯이 고난도의 창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실력을 뽐냈다. 흠잡을 곳 없는 실력이었지만, '바보 온달'을 연기하면서도 여전히 왕자 같은 자태를 벗어 던지지 못한 영서의 무대에 소복은 흡족해하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년이는 오디션이 끝나기 직전에야 창백한 낯빛으로 펄펄 끓는 몸을 이끌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때 사태의 전말을 알게 된 옥경은 혜랑에게 "너 정말 포기할 줄을 모르는구나. 진짜 지긋지긋하다"라며 분노했다. 혜랑은 방법을 알려준 것일 뿐, 선택을 한 건 정년이라며 변명했고 옥경은 "넌 덫을 놓은 거야. 넌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라고 쏘아붙이며, 다급히 자신을 붙드는 혜랑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다.
이와 함께 정년이의 오디션 무대가 시작됐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으로 온달 연기를 시작한 정년이는 마치 배역과 혼연일체 된 듯 애절한 소리와 연기로 오디션장 모든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정년이의 목소리가 급격하게 잠기기 시작했고 결국 소리가 끊어져버렸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오디션을 중단시키려 했고, 정년이는 심사위원들에게 무릎을 꿇고 다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심사위원석에서 이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소복 역시 "더 이상 소리를 하면 안된다"라며 말렸지만, 정년이는 "딱 한 번이믄. 끝까지만 부를 수 있게. 지는 이번이 아니믄 안되어라"라고 절절한 눈물로 호소했고, 정년이의 절박함 앞에 마음이 움직인 소복은 “이게 저 아이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라며 다른 심사위원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 번 기회를 얻게 된 정년이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까지 쏟아낸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정년이는 상할 대로 상해버린 목으로 소리를 쥐어짜내 클라이맥스를 소화했고, 마치 득음을 한 듯 폭발적인 소리가 오디션장안을 에워쌌다. 그 순간 정년이는 피를 토하며 무대 위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리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과연 정년이가 자신의 전부인 소리를 잃게 된 것인지, 국극 배우라는 꿈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정년이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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