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나, 내가 해냈어.”
KIA 타이거즈 ‘뇌섹남’ 곽도규(20)는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와 같이 시작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내용은 한 팬과 과거 나눈 메시지였다. 팬은 “도규야 오늘 삼성이랑 LG 채용결과 나왔는데 떨어졌어. 꼭 나 대신 복수해줘. 삼성이랑 LG 이기고 우승하자^^!!”라고 했다.
곽도규의 “누나, 내가 해냈어”는 팬의 위와 같은 코멘트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KIA가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눌렀기 때문이다. 실제 이 팬은 한국시리즈 직후 곽도규에게 “도규야!!! 우승 진짜 축하해”라고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곽도규는 지난 3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그 팬과의 대화 후기를 공개했다. 그는 우선 그 팬에 대해 “아예 생판 모르는 분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승기념 사진을 보려고 (휴대전화)갤러리에 들어갔는데 딱 캡쳐 해 놓은 게 있더라. 그래서 이거 한번 올려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올렸다. 일면식은 없는 분인데 그 복수를 도와주면 재밌을 것 같고 유쾌할 것 같아서 올렸다”라고 했다.
얼굴도 모르는데 대화가 잘 통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 끝나고 연락이 오셔서 이젠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해보겠다고 하길래 나도 응원하고 좋은 곳으로 취직하면 좋겠다고 했다. 나중에 꼭 좋은 곳으로 취직하시고 야구장에 놀러 올 때 연락주면 내가 유니폼 한 벌 선물해드리고 싶다고 하고 연락을 마무리했다”라고 했다.
곽도규의 대단하고 세심한 팬 서비스다. 어떻게 보면 그냥 넘어가도 그만인데 재밌고 유쾌하다는 이유로 잊지 않고 챙기는 센스를 발휘했다. 그 팬 역시 선을 넘지 않으며 곽도규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팬들은 곽도규의 ‘이의리 세리머니’에 이어 다시 한번 열광했다.
일단 이 팬은 좋은 곳에 취직부터 해야 할 듯하다. 취직을 안 하고 곽도규에게 유니폼 선물을 받을 순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이런 사연이 알려지고 해당 게시글에 댓글도 폭발했다. 한 팬은 “도규야 난 기아 떨어졌는데 어케 마음 달래줄거야????”라고 했다. 폭소가 터졌다.
당연히 곽도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KIA 소속 선수가 KIA를 이겨서 복수하겠다고 약속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 팬의 약속이 현실화되려면 곽도규가 KIA에 트레이드를 요구해야 한다.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곽도규는 똑똑한 선수답게 SNS로 팬들과 소통도 잘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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