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더 이상 할 수 없겠지만…”
키움 히어로즈 정신적 지주 이용규(39)는 8월7일 고척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SSG 드류 앤더슨의 커브에 오른발이 골절됐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8월1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서 수비를 하다 가슴을 로니 도슨의 오른 무릎과 부딪히는 불상사가 있었다.
그 충돌로 도슨은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며 수술대에 올라 한국을 떠났다. 남아있던 이용규는 도슨의 시즌아웃이 자신 때문인 것 같다며 크게 안타까워했다. 날카로운 눈매만 보면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지만, 이용규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39세의 나이. 큰 부상이면 은퇴를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시기다. 그러나 이용규는 부지런히 발가락 치료를 받고 재활해왔다. 그리고 40세 시즌을 준비 중이다. 고형욱 단장은 최근 전화통화서 “용규 복귀시켜야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형욱 단장은 “선수는 최대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더 이상 할 수 없겠지만, 용규는 지금 치료하고 있다. 내년에 복귀하는 건 문제없어 보인다”라고 했다. 은퇴 없이, 2025시즌에도 도전이다.
대신 FA 자격행사는 포기했다. 이용규의 FA 자격 포기는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17-2018 시장에 이어 키움 이적 후 2023-2024 시장 등 몇 차례 있었다. 2021시즌 키움 이적 후 3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팀에서의 활용 폭이 좁아진 건 사실이다.
어차피 FA든 일반 연봉계약이든 큰 규모의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대신 키움으로부터 정신적 지주로 인정받는 만큼, 이용규도 구단에 어느 정도 양보하는 모양새다. FA 계약을 해야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을 못 받지만, 서로 헤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키움 외야는 이제 이주형과 장재영 위주로 돌아가는 게 맞다. 여기에 FA 계약 중인 이형종 정도가 베테랑으로 양념을 쳐주면 된다. 그리고 이들 주위에 많은 젊은 선수가 있다. 이용규는, 그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솔선수범, 자연스럽게 프로페셔널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고형욱 단장은 “우리 팀은 베테랑도 많이 모았고, 젊은 선수도 많다. 그런데 중간이 별로 없다. 그 역할을 (최)주환이나 (송)성문이가 잘 해줬다. 용규도 잘하더라”고 했다. 야구는 개인스포츠지만 팀 스포츠다. 케미스트리가 맞아야 한다. 이용규는 기록지에 찍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선한 영향력을 생산하며 현역의 황혼기에 들어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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