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많은 말은 필요 없다. 잘하겠다"
한화 이글스는 8일 "FA 투수 엄상백을 영입했다"며 "계약 내용은 기간 4년, 계약금 34억원, 연봉총액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 등 최대 78억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야말로 광폭행보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안치홍을 영입하고 류현진의 복귀까지 이끌어내며 뜨거운 겨울을 보냈던 한화는 올해도 FA 시장의 '큰 손'이었다. 전날(7일)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성사시키더니, 8일에는 선발 엄상백과도 4년 78억원에 손을 잡으며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엄상백은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 엄상백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8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고, 이듬해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환해 4시즌을 뛴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21시즌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온 엄상백의 모습은 이전과 달랐다.
엄상백은 복귀 첫 시즌 10경기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더니, 2022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3경기(22선발)에 나서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지난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3.63을 마크, 올해는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돌파하는 등 29경기에 나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남기고 FA 시장에 나왔다.
엄상백은 올해 생애 두 번째 10승을 수확하고 규정이닝을 돌파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아쉬운 부분도 확실했다. 평균자책점에서 규정이닝을 넘어선 20명의 선수 중에서 19위에 머물렀던 까닭이다. 하지만 엄상백의 가치 평가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모양새다. 한화는 4~5선발 중 한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엄상백에게 총액 78억원을 투자해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손혁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투수 뎁스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며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자원의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78억원을 들여 엄상백을 영입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엄상백은 FA 계약 직후 "좋은 대우로 불러주신 한화 이글스에 감사하다. 내년부터 신축구장에서 야구를 하게 된 것도 감회가 새롭다. 한화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멋진 신축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게 기대된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님, 양상문 코치님과 함께 하게 된 것도 기대가 크다. 카리스마로 팀을 이끄시는 김경문 감독님 아래서 잘 해보고 싶고, 양상문 코치님은 예전부터 저를 잘 봐주셨던 기억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엄상백은 팀 퍼스트를 외쳤다. 그는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개인적인 목표는 세워본 적이 없다. 진부할 수 있겠지만, 안 아프고 1년 동안 풀타임을 뛰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면 목표다. 그렇게 한다면 좋은 성적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 목표보다는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싶다. 최종적인 목표는 우승이다. 신축구장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엄상백은 KT와 한화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엄상백은 KT 팬들을 향해 "죄송하고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KT를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나면서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좋은 계약을 했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슬픈 일도 아니라 묘한 감정이었다. 그동안 키워주신 KT 구단, 많은 응원 보내주신 KT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한화 팬들을 향해선 "엄상백이라는 선수가 한화에 오게 됐다. 많은 말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잘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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