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약품 “정적 제거 위한 무차별 고발”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계열사인 한미약품 경영진을 배임·횡령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경영권 분쟁 양상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임종윤·종훈(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는 한미사이언스를 기반으로, 모친인 송영숙 회장·딸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연합’은 한미약품을 기반으로 대립하고 있는 구도다.
19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전날 박재현 대표 등 한미약품 임원 4명과 사모펀드 운용사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 등 총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주요 고발 내용은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앞서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형 펀드를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라데팡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 유한회사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각각 1.17%, 0.54%를 매각하는 데 따른 것이다. 가현문화재단도 보유 주식 1.94%를 킬링턴에 매각한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번 고발은 불법적인 법인자금의 유출 또는 대표이사의 사익, 외부 세력과 결탁한 배임 등 불법행위와 관련된 것”이라며 “고발 전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률 검토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도 반대 입장을 즉각 표명했다.
한미약품은 공식입장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게 돼 있(는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13일에는 임종윤 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가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15일에는 한미사이언스가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3인 연합과 형제 측은 이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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