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합작법인 경쟁력 의문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이마트가 전일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에 나선다는 소식에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10%대 떨어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마트는 전 거래일 보다 9.80% 하락한 6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이마트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아폴로코리아가 그랜드오푸스홀딩에 지마켓 지분 100%를 현물 출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다. 출자 비율은 5대 5,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면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지마켓 지분 전부를 현물 출자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주식을 현물로 내놓고 별도로 300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며 두 회사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양측이 책정한 합작 법인의 기업 가치는 약 6조원대로 추정된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지마켓이 셀러(판매자)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축적해온 정보기술을 통해 지마켓의 IT 기술이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된다는 점에서 핵심 경쟁력을 재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식에 이마트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5.45% 상승한 7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외 단일가에서도 4.1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27일 국내 증권사에서 이마트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에 대해 시너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자 하루만에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의 고성장과 지마켓의 외형 축소를 고려할 때 2025년에도 합산 점유율은 유사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오픈마켓 형태인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명확한 시너지 전략을 떠올리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지마켓 셀러(판매자)의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도모나 플랫폼 고도화 등만으로는 합작법인이 온라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이마트와 알리바바가 공시한 내용 이외 시너지 전략을 수립하는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협업 관계를 가져가는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작법인이 상위 2개 업체(네이버, 쿠팡)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며 “합작법인 설립으로 과거 대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합작법인의 국내 거래액 규모는 20조원 이하로 추산되는데, 이는 상위 2개 업체 대비 많이 낮은 수준이고 배송 편의 측면에서도 서비스 격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합작법인 설립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력 제고 측면에 이마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나,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 2021년 6월 지마켓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첫해에만 43억원의 흑자를 냈고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이 났다. 올해 상반기 누적 적자는 1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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