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혀 깨물어 절단”, 유죄인가 무죄인가

[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60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최말자 씨 사건의 재심 길이 열렸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최 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불법 구금 등 최 씨가 주장한 재심 청구 사유가 신빙성이 있다며 법원이 이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씨는 18살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21살 남성 노모 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중상해 혐의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 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노 씨에게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돼 최 씨보다 가벼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최 씨 사건은 이후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형법학 교과서 등에서 다뤄졌다.

최 씨는 사건이 발생한지 56년 만인 2020년 5월,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다.

박정빈 기자 pjb@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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